꽃에 날아드는 새와 그 꽃나무 아래에서 봄날을 즐기고 있는 강아지를 그린 그림이다. 작가 이암은 본관이 전주이고, 자가 정중(靜仲)이며, 세종의 넷째 아들인 임영대군(臨瀛大君)의 증손으로 종실 신분의 화가이다. 이 작품은 그의 다른 작품 「모견도(母犬圖)」(국립중앙박물관 소장)와 같은 유의 그림이며, 1545년(인종 1) 중종어진을 제작하였다는 기록이 전하는 점으로 보아 인물화에도 능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03년 12월 30일 보물로 지정되어, 리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1폭의 그림으로 크기는 세로 86㎝, 가로 44.9㎝이며, 종이에 옅은 채색을 하였다. 화사한 봄날에 두 마리의 새가 날아드는 나무 아래서 세 마리의 강아지들이 한가로운 봄날의 따스함을 즐기고 있다. 검은 점박이는 무언가를 발견한 듯 초롱초롱한 눈매로 한 곳을 응시하고 있고, 누렁이는 곤한 잠에 빠져 있으며, 흰둥이는 풀벌레는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다.
화면 중앙에서 왼쪽으로 뻗은 나무 아래에 강아지들이 배치되었고, 그 뒤의 공간은 여백으로 처리하였으며, 화면 왼쪽에는 바위가 열린 공간을 막아주고 있다. 바위와 길과 나무를 묘사한 선은 구불거림이 강하고, 바위의 경우는 앞면은 밝고 뒷면은 어둡게 나타내어 흑백의 대비를 강하게 표현하였다. 화면에는 ‘鼎(정)’ 모양의 도장이 그려져 있고, 이암의 자인 ‘靜仲(정중)’의 도장이 찍혀 있다.
이처럼 천진하고 부드러운 정서는 조선 전기에 유행하는 그림의 특징이다. 화면의 공간구조는 조선 전기 마하파(馬夏派) 및 절파(浙派) 화풍에 나타나는 특징이며, 바위와 길과 나무를 묘사한 선은 흑백의 대비를 강하게 표현하였는데, 이러한 특징은 조선 전기 이곽파(李郭派) 화풍의 특징을 보여준다.
조선 전기의 회화에서는 마하파 화풍의 구도에 이곽파 화풍의 표현방식이 결합된 양식이 나타나는데, 이 그림은 제작시기가 비교적 이른 조선 전기의 영모화조도를 대표하는 작품 중의 하나로, 당시의 회화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