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대웅전 동쪽 뒤편에 있는 1기의 다층석탑으로, 일반적 탑과는 매우 다른 이형탑이다. 고려시대에 조성되었으며, 2005년 7월 13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이 다층석탑의 총높이는 4.15m이며, 방형의 지대석 상면에 3단의 각형괴임을 각출하고(현재는 흙에 파묻혀 있음) 그 위에 4매의 판석으로 짜여진 단층기단을 놓았는데, 현재는 북면의 1매 판석을 복원하였다. 기단갑석은 낙수면의 경사가 있는 원형의 1매 판석을 얹었으며, 탑신부는 발형(鉢形: 원구형 · 바리형 · 발우형이라고도 함)을 4개 쌓아올렸다. 기단 중석은 각 면의 양 우주가 뚜렷하고 높직하며 갑석은 원형의 판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별다른 조식은 없다. 갑석 위의 탑신부는 탑신과 옥개석의 구별이 없이 발형 석괴 4석을 규격순으로 올려놓았다. 이 석괴의 형태는 상하면이 평평하고 별다른 조식은 없으며, 다만 표면 중앙에 상하부를 구별하는 가느다란 선이 한 줄 돌려 있다. 1층과 3층의 부재는 주판알 같은 발형이고, 2층과 4층은 중심부에 1면을 만든 주판알 같은 발형 모습이다.
이 다층석탑은 『조선고적도보』에는 발형 탑신이 7석이 얹어져 있었는데 현재는 4석이며, 운주사 내 다른 국가유산과 함께 잘 보존되고 있다.
이 석탑은 하부로부터 방형과 원형, 발형이 중첩된 평면인데도 조화가 잘 되고 있으며, 전혀 색다른 형태의 석탑이지만 눈에 거슬리지 않고 기발한 조영기법을 보이고 있는 희귀한 예로서, 고려 석탑 연구에 좋은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