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영광군에 소재한 불갑사 명부전과 팔상전의 석가삼존상과 16나한상, 지장보살상과 시왕상, 그리고 천왕문의 사천왕상에서 나온 복장전적이다. 시기는 고려말~조선초의 것으로, 2006년 4월 28일 보물로 지정되면서 3종 259점으로 정리하였다.
보물로 지정된 것은 석가삼존상 ·16나한상 복장전적 101점(전적 73점, 중국전적 11점, 조상기 17점), 지장보살상 · 시왕상 복장전적 112점(전적 88점, 중국전적 9점, 조상기 15점), 사천왕상 복장전적 46점이다.
1998년 가을 불갑사 명부전의 지장시왕상과 팔상전의 나한상 복장유물을 수습하여 정리한 결과 묘법연화경 44종 71책, 일반불서 80종 89책 등 124종 160책이 확인되었다. 이들 전적은 판종수가 많다는 사실은 물론, 이미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판본이 고려본 『천로금강경(川老金剛經)』 등 9종 10책이며, 또한 보물급 판본이 간경도감본 『금강경언해』 등 14종 14책이나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임진왜란 이전인 1531년(중종 26)에서 1570년(선조 3) 사이에 지리산 신흥사(神興寺)에서 개판된 불서가 5종이나 출현한 점, 결수문(結手文)과 중례문(中禮文)을 비롯하여 식당작법(食堂作法)과 청문(請文) 등 불교 의례에 관한 불서가 여러 종 발견된 점, 간기 미상의 은중경판(恩重經板), 전라도 순창 취암사(鷲菴寺)에서 1566년(명종 21)에 개판된 『몽산법어언해(蒙山法語諺解)』들도 귀중한 수확이었다.
사천왕상 복장전적은 1998년 태풍으로 천왕문 앞의 나무가 쓰러지면서 사천왕상에 피해를 입혀 조사하던 중 확인되었다. 대부분 14세기 전반으로부터 17세기 중반 사이에 집중적으로 간행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부모은중경』(1441년)을 비롯한 15종은 임진왜란 이전에 간행된 판본으로 귀중본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전라도 화암사(花岩寺)에서 개판된 『불설대보부모은중경』과 『지장보살본원경』(1453년)은 귀중본이다. 그리고 『월인석보』(1569년 중간)도 중세 국어의 변화 양상을 살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이 전적은 몇 권의 고려본을 포함하여 대부분 조선조 전기에 간행된 것으로 『법화경』 · 『금강경』 등 당시 널리 유통된 대승경전과 불교전문강원 중등과정인 사집과(四集科)의 교재를 비롯한 선종 관련 이론서, 수륙재 관련 문헌 등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들은 조선 전기 한국불교신앙 형태를 살피는 데 귀중한 자료이다.
또한 함께 나온 31건의 나한상과 시왕상 등의 조상 발원문, 중국에서 수입한 만력연간의 불교문헌은 한국 불교사상과 문화를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몽산법어언해』(1566년)는 본래 간경도감에서 초간된 이래 100년 뒤에 번각(飜刻)된 것으로 중세국어의 변천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