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기후(高山氣候)[alpine climate 또는 highland climate]는 중위도나 저위도 지역의 해발 수천m 이상의 산지에서 나타나는 무수목기후(無樹木氣候)를 말한다. 중위도에서 해발고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교목림이 발달하는 산지 기후[mountain climate]와는 구별된다. 고산기후 지역은 해발고도가 높아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고, 기온감률은 -0.65℃/100m 정도로 최난월 평균기온도 낮아 키 큰 나무가 자라기 어렵다. 또한 고도가 높을수록 산소 농도가 낮고 자외선이 강해 고산병이나 피부 손상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기온이 낮아 포화가 쉽게 이루어져 안개와 구름이 자주 생기며, 날씨 변화가 심하고 지표와의 마찰이 적어 대류권 중층의 강한 바람이 불기도 한다.
고산기후는 글렌 토머스 트레와다(Glenn Thomas Trewartha)에 의해 수정된 쾨펜의 기후구분[Köppen climate classification]에 제시된 기후 유형으로, 쾨펜-가이거(Köppen-Geiger) 기후구분에서는 한대기후[polar climate]가 중위도나 저위도의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나타나는 것이다.
툰드라기후와 빙설기후를 모두 포괄하는 한대기후 지역에서 최난월 기온이 10℃ 이하로 낮아 교목림이 생존할 수 없듯이, 고산기후 지역에서도 수목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고산기후 지역에서는 여름철을 중심으로 일시적으로 툰드라기후대에서 볼 수 있는 초지가 나타난다. 산악기후 지역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는데 엘크와 같은 초식동물은 겨울철에는 먹이를 찾기 위해 해발고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으로 이동한다. 저위도에서 해발고도가 낮은 고산기후 지역은 연중 봄철에 나타나는 온화한 상태가 반복적으로 형성되어 기온의 연교차가 적은데, 이를 상춘 기후(常春氣候)라고 한다. 해발고도가 더 높은 곳은 기온감률의 영향으로 연중 영구동토층[permafrost]이나 빙하로 덮여 식물이 살기 어렵다. 고산기후 지역은 경계층 이상의 해발고도에 자리 잡아 지표 마찰이 거의 없는 자유대기[free atmosphere]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 풍속이 센 편이다. 그 결과 이 지역에는 드문드문 강풍에 의해 휘어진 나무[Krummholz, crooked wood]가 나타나며, 정상부는 눈과 빙하로 덮여 있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 고산기후는 주로 판구조론상 지각판과 지각판이 인접해 있어 해발고도가 높은 산맥이나 지구대 주변 높은 산지가 발달한 지역에서 주로 나타난다. 남북 아메리카에서 남북으로 뻗은 로키산맥과 안데스산맥, 남아시아의 히말라야산맥과 티베트고원, 뉴질랜드 남부 등 환태평양조산대 주변, 알프스산맥 주변 지역, 동아프리가 지구대 주변의 높은 산지 등에서 나타난다. 위도에 따라 태양복사에너지 유입이 줄어들고 최난월 평균기온이 낮아지면서 고산기후가 나타나는 해발고도는 저위도에서 극지방으로 갈수록 점차 낮아진다. 가령, 적도 인근의 킬리만자로에서는 무수목 경관의 특징을 짓는 고산기후가 해발고도 약 4,000m 이상에서 나타나지만, 상대적으로 고위도에 위치한 스칸디나비아 산맥에서는 약 1.000m 전후 지역에서도 나타난다. 한반도에서 해발 2,000m 이상의 백두산과 개마고원의 50여 개 봉우리들에서 전형적인 고산기후가 나타난다. 이 지역에서는 일부 철쭉 등의 관목림과 이끼 등의 고산식물이 자란다. 남한에서는 한라산[1,950m]과 지리산 정상 주변 제한된 지역에서만 아고산기후[sub-alpine climate]가 관찰된다.
중위도나 저위도의 기후 시스템에 따라서 극지방 주변 강수량이 적은 한대기후와는 달리 많은 양의 강수량이 기록되는 고산기후 지역이 나타난다. 가령, 아시아 여름 계절풍[몬순]이 강하게 유입되는 남아시아 북부의 히말라야산맥 남사면이나 북아메리카 북서부 해안, 남아메리카 남서부 해안에서는 중위도 편서풍대의 흐름을 따라 많은 양의 수분이 해양으로부터 각각 록키산맥 서사면과 안데스산맥 서사면에 유입되면서 고산 지역에 많은 양의 강수가 내리는데, 기온이 낮아 대부분 강설 형태로 내려 다져지면서 산악빙하가 형성된다.
이와 같이 고산기후 지역은 사람이 살기에 척박하여 거주 인구는 많지 않지만 고온 다습한 열대 지역의 경우 해발고도 상승에 따라 서늘한 기후가 나타나는 아고산기후 지역 또는 고산기후 지역에 일부 도시가 발달한 경우가 있다. 고산도시로는 볼리비아의 광산 도시인 포토시[4,090m], 페루의 라링코나다[5,100m] 등이 있다. 아고산기후 지역의 도시로는 멕시코 멕시코시티, 볼리비아 라파스, 에콰도르 키토, 페루 쿠스코, 콜롬비아 보고타, 중국 티베트 자치구 라싸, 인도 다즐링,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등이 있다.
남아메리카 아고산 또는 고산기후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서늘한 기후를 이용하여 옥수수, 감자 등을 재배하였고, 일부 제한된 초지를 활용하여 라마, 알파카 등의 가축을 기르기도 하였다. 티베트고원과 히말라야산맥 주변에서는 야크를 기르고, 오늘날에는 차마고도를 따라 중계 상인이나 여행 가이드 등을 볼 수 있다. 알프스산맥을 배경으로 한 스위스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여름과 겨울 동안 초지를 따라 옮겨 다니는 목축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고산 경관을 활용한 관광업도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설선[snow line]이나 수목한계선[tree line]이 점차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산기후 지역의 면적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저위도나 중위도의 고산기후 지역 식생 생태계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고산기후 지역의 수자원인 산악빙하가 빠르게 녹아 내리면서 수자원 확보와 관련된 국제분쟁을 유발하기도 한다. 히말라야 남부와 티베트 고원의 빙하 감소는 인도와 중국 등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 심각한 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