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거란의 침략을 물리치기 위하여 조조(雕造)한 고려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 중에서 「대반야바라밀다경 600권」의 잔권(殘卷)인 ‘권제249’를 인출(印出)하여 ‘1권(卷) 1축(軸)’의 권자본(卷子本)으로 간행한 불경이다.
1권(卷) 1축(軸). 목판본. 권자본(卷子本). 대장도감(大藏都監)본. 책 크기는 29.1㎝×2524.5㎝로 상하단변(上下單邊)이다. 광고(匡高)는 22.6㎝로 1장(張)이며, 29.1㎝×49.551㎝이다. 행자 수는 2425행(行) 14자(字)이다.
고려 초조대장경의 「대반야경 600권」 중에서 그 잔권(殘卷)인 ‘권제249’는 목판본에 찍은 한지(韓紙: 楮紙) 여러 장(張)을 연결하여 붙여서, 두루마리 형태로 말아서 보존할 수 있도록 장책(裝冊)한 권자본(卷子本)으로 만들어져 있다. 초조대장경은 재조대장경(해인사대장경)과 비교해볼 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우선 목판의 새김이 매우 정교(精巧)하고, 각 판의 권말(卷末)에 판각(板刻)한 연도(年度)를 적은 기록이 없다는 점이다. 또한 초조대장경의 각 경판에는 군데군데 피휘자(避諱字: 문장에서 선왕(先王)의 이름자가 나타나는 경우 공경과 삼가의 뜻으로 글자의 한 획을 생략하거나 뜻이 통하는 다른 글자로 대치하는 것이다. 이 권자본에서는 ‘竟(경)’자의 마지막 획이 결획(缺劃)되어 있다.)와 약자(略字)가 나타난다. 그리고 경판(經板)의 장수(張數)를 표시하는데 있어서 초조대장경은 대체로 ‘장(丈)’자나 ‘폭(幅)’자를 쓰는 데 반하여, 재조대장경은 ‘장(張)’자로 통일되어 있다.
권자본에 인쇄된 상태로 보아 그 각자(刻字)의 상태가 예리하게 나타나고, 표지에 제첨(題簽)이 없는 상태에서 그 제목이 묵서(墨書)로 서사(書寫)되고 있으며, 권서(卷緖) 등의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으로, 인출(印出) 당시의 원형을 살펴볼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대반야바라밀다경」은 「대반야경(大般若經)」으로 약칭하여 불린다. 당(唐)나라 현장(玄奘)법사가 한역(漢譯)한 「대반야경(大般若經) 600권」은 대장경(大藏經) 가운데 가장 방대한 경전(經典)으로, 대승불교(大乘佛敎)의 핵심인 공사상(空思想)을 설파(說破)하고 있으며, 한역(漢譯)대장경의 시발(始發)인 북송 개보칙판대장경(北宋開寶勅板大藏經) 조조(雕造)의 기저(基底)가 된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의 목록에서도 그 첫머리에 수록되어 있다.
「대반야경」은 대승불교에서, ‘일체의 모든 존재물(存在物)은 인연(因緣)을 따라 생겨났다가 이내 덧없이 없어지는 것이므로, 그 자체에는 실체(實體)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집착하는 마음을 갖지 말라’는 이른바 공(空)사상을 기본 사상으로 하고 있다.
「대반야바라밀다경」‘권249’에는 ‘초분난신해품(初分難信解品) 제삼십사지육십팔(第三十四之六十八)’이 수록되어 있다.
지질(紙質)·자묵(字墨)·제첨(題簽)·권서(卷緖) 등의 보존 상태로 보아 「대반야경」 초조본(初雕本) 가운데서도 가장 초기(初期)에 인출(印出)된 권자본(卷子本)으로 추정되며, 현종 연간(1011~1031)에 인출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