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국보로 지정되었다.『아비담비파사론』은 인도 초기불교의 교단(敎團)인 상좌부(上座部)에서 갈라져 나온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의 근본경전(根本經典)인 『아비달마발지론(阿毘達磨發智論)』을 주석(註釋)한 것이다. 그 내용은 당시 인도의 부파(部派)불교에서 논의된 ‘일체법(一切法)을 다루고 있는데, 일체의 모든 것을 ‘색수상행식(色受相行識)’의 5종(種)으로 유취함을 말하는 ‘온(蘊)’을 8가지로 나누고 비평하고 논술한 것이다.
『아비달마발지론』은 경율논(經律論)의 삼장(三藏) 중에서 논장(論藏)의 대표적인 서적이며, 『아비담비파사론』은 성불(成佛)하는 데에 필요한 부처님의 지혜를 체계적으로 모아 중생들이 실천할 것을 설명하고 있는 소승불교의 논서(論書)라 할 수 있다.
북송(北宋) 개보칙판대장경(開寶則板大藏經)에 편입되었으며, 이 영향에 의하여 고려 현종(顯宗) 때 각판(刻板)된 초조대장경의 일부로 편입되어 간행되었다.
2권 2축. 닥종이(楮紙)에 찍은 초조대장경의 목판본으로 간행한 권자본(卷子本)으로 각각 1권(卷) 1축(軸)으로 되어 있다. 모두 상하단변(上下單邊)이고, 광고(匡高)는 21.5㎝로 1장(張)이며, 행자 수는 23행(行) 12~14자(字)로 동일하나 책크기에서 『아비담비파사론』권11은 29.7㎝×2198.8㎝이고, 『아비담비파사론』권17은 29.7㎝×1753.8㎝로 약간 차이가 난다.
각 목판에서 인쇄한 종이를 길게 이어붙여 두루마리책(卷子本)으로 말아서 보관하게 되어 있다. 권11은 ‘세로 28.9㎝, 가로 47.8㎝’의 인쇄한 종이를 46장을 연결하여 붙였고, 권17은 ‘세로 29.7㎝, 가로 47.4㎝’의 인쇄한 종이를 37장 연결하여 붙였다. 그리고 초조대장경 전체 함차(函次) 중 권11과 권17은 ‘分(분)’함에 속해 있다. 각 권의 마지막에 그 간행기록[刊記]이 없는 것이 초조대장경의 특징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2권 2축’의 초조대장경의 잔권(殘卷) 권자본에는 송(宋) 태조(太祖) 조부(祖父)의 이름인 ‘敬(경)’자의 겸피휘자(兼避諱字)인 ‘竟(경)’자에서도 그 마지막 획을 결획하고 있는 피휘 사항들이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인쇄한 상태로 보아, 재조대장경에 비하여 그 목판의 새김(木刻)이 정교하다. 호림박물관 소장(所藏)되어 있다.
『아비담비파사론(阿毗曇毗婆沙論)』60권본은 북량(北涼)의 부타발마(浮陀跋摩)와 도태(道泰) 등이 437년에 한역(漢譯)한 『아비달마대비파사론(阿毘達磨大毘婆沙論)』의 구역(舊譯)을 일컽는 것이다. 이 논(論)은 처음 100권본이었는데 병란(兵亂)에 산실(散失)되어 60권만 잔존(殘存)하고 있다. 그 내용은 『아비달마발지론(阿毘達磨發智論)』의 8온(蘊) 중 제3온까지의 내용을 그 주석(註釋)으로 수록하고 있다. 이 부분은 당(唐) 시대 현장(玄奘)이 다시 번역한 『아비달마대비파사론』200권본 중 제1권부터 제111권까지의 내용에 해당하여, 그 내용은 『아비달마발지론』을 해석하는 방법을 지양(止揚)하고,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에 관계되는 모든 교의(敎義)를 비평하고 있다. 『아비담비파사론』60권 중에서 권11은 ‘지품(智品)’이 판각(板刻)되어 있고, 권17은 ‘애경품(愛敬品)’이 판각되어 있다.
재조대장경의 장차(張次) 표시에서는 ‘장(張)’이라는 글자를 사용하는 반면에, 초조대장경에서는 대체로 ‘장(丈)’자를 사용하고 있는 특징이 보인다. 이 책에서도 ‘장(丈)’자를 사용하고 있음으로 보아 초조대장경의 판본임을 알 수 있다. 인쇄의 상태와 지질(紙質)의 특징으로 보아 12세기의 간행본으로 추정할 수 있고, 그 보존상태도 권자본의 형태가 완전하고도 극히 양호하여 12세기의 귀중한 전적(典籍) 유산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