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삼수요행법(受用三水要行法)」은 당(唐)나라 때 삼장법사(三藏法師) 의정(義淨)이 편찬(編撰)한 것을 11세기에 판각된 고려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 중의 소승(小乘) 율장(律藏)의 일종으로, 권자본(卷子本)으로 장정(裝幀)된 책이다.
5장(張) 1축(軸)으로 되어 있는 짤막한 불경으로, 1장(張)의 크기는 46.3cm이다. 장정은 권축장(卷軸裝) 형태로 되어 있는데, 권말(卷末)에 축봉(軸棒)이 있으나 권수의 표지(裱紙)는 결락되어 있는 상태이다.
표지(表紙)가 떨어져 나간 상태이므로 권자(卷子)를 펼치면 제1장이 보인다. 권두(卷頭)에 보이는 경전의 제목(經題)으로 ‘수용삼수요행법(受用三水要行法)’이 보이고, 그 아래로 ‘영(英)’이라는 함차(函次)가 기입되어 있다. 경제(經題)의 다음 행에 ‘번경 삼장법사의정찬(翻經三藏法師 義淨 撰)’이란 저자가 표시되어 있어, 당(唐)나라의 의정(義淨)이 찬자(撰者)임을 밝히고 있다.
판식(板式)의 특징을 살펴보면, 변란은 상하단변(上下單邊)으로 일반적인 권축장 및 절첩장(折帖裝)의 형식을 보이고 있다. 판수제(版首題)는 확실치 않으나 ‘수용삼수요법(受用三水要法)’이라는 약칭으로 판독되고, 그 아래로 장수(張數) 및 함차(函次)가 차례로 기입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문(經文) 중에는 송(宋)나라 태조(太祖)의 조부의 피휘자(避諱字)인 ‘敬(경)’자의 마지막 획이 결획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글자체(書體)는 중국의 북송판(北宋板) 또는 재조본(再雕本)과 비교하여 보다 듬직하고 해정(楷正)한 해서체로써 판각술(板刻術)이 매우 돋보인다.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200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승속(僧俗)의 사람들이 물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한 경전이다. 이 경전에서는 물을 세 종류, 즉 ①비시수(非時水), ②시수(時水), ③촉용수(觸用水) 등으로 나누고, 그에 합당한 사용법을 설명한다. 그런데 만약 그러한 용법(用法)을 어기면, 그 내용에 따라서 ①불수용죄(不受用罪), ②증촉죄(增觸罪), ③숙촉죄(宿觸罪), ④악촉죄(惡觸罪), ⑤오수착음식기죄(汚手捉飮食器罪), ⑥부정죄(不淨罪) 등 여섯 가지 죄에 해당하고, 더 나아가서는 15,480가지의 죄에 이른다고 말한다. 이러한 내용은 기본적으로 소승(小乘)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의 율장(律藏)에 의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전은 11세기에 판각된 초조대장경의 인출본(印出本)으로, 그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한국불교문화사 및 서지학 연구에 희귀(稀貴)하고 귀중(貴重)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