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세계지도를 비롯한 동부아시아 지도와 조선 8도의 지도 등을 수록한 지도집.
내용
지도책의 제작시기가 기록되어 있지 않은데, 조선전도인 아국총도와 도별 지도에 1787년(정조 11)에 신설된 함경도의 장진도호부가 표시되어 있어 최소한 그 이후에 제작되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1789년(정조 13)에 양주에서 수원으로 옮긴 현륭원이 수원에 표시되어 있는 반면 1795년 이후에 변화된 시흥(始興), 노성(魯城), 이원(利原) 등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아 그 이전에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편찬/발간 경위
첫째, 가장 앞쪽에 수록된 천하도지도는 당시 민간에서 유행하던 현실과 상상을 결합하여 그린 세계지도인 원형천하도(圓形天下圖)나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를 천하로 인식하여 그린 천하도(天下圖)가 아닌 근대적 측량에 의한 서양식 세계지도이다. 이런 계통의 지도가 낱장으로 제작되어 이용된 경우는 드물지 않게 발견되지만 지도책 속에 세계지도로 들어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둘째, 세부 구조까지 자세한 북경지도와 거리와 방향이 정확한 지도 속에 그려진 사신로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는 점 역시 다른 지도책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특징이다. 셋째, 조선전도인 아국총도와 도별로 수록된 조선의 팔도 지도는 당시 가장 정확한 지도 중의 하나였던 정상기(鄭尙驥)의 『동국지도(東國地圖)』를 축소하거나 거의 그대로 베낀 지도이다.
넷째, 조선 후기의 중국 지도가 기본적으로 명나라의 행정구역을 기초로 제작된 반면 『여지도』 3첩 속의 중국지도와 16개 성 지도는 청나라의 광역행정단위를 기초로 그려진 것이다. 또한 16개의 성을 그린 지도는 거리와 방향의 정확성을 가장 잘 반영한 최신식의 지도이다. 다섯째, 당시 조선에서 가장 많이 필요로 했던 도시인 조선의 수도인 서울의 도성과 청나라의 수도인 북경의 구조가 자세한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특징들을 통해 볼 때 『여지도』 3책은 첫째, 고을 지도를 제외한다면 당시 국가가 가장 필요로 하는 국내·국외의 지도 거의 대부분을 하나로 묶어 사용하기 위해 편찬되었다. 둘째, 당시 거리와 방향의 정확성을 추구한 최신식의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여 사용하기 위해 편찬되었다.
의의와 평가
특히 당시로서는 가장 정확한 최신식의 서구식 세계지도에 기초한 천하도지도, 거리와 방향의 정확성을 추구한 의주-북경 사이의 사신로와 청나라의 광역행정단위인 16개 성의 지도 등을 통해 볼 때 조선이 필요하다면 세계를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그려 파악해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민간에서도 필사하여 사용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동일 유형의 지도책이 발견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국가에서 제작하여 사용한 이 지도책이 민간으로까지 흘러나가 조선인의 세계관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다. 당시 민간에서 유행하던 가장 일반적인 지도책은 원형천하도-중국도-일본도-유구국도-조선전도-도별지도로 이루어진 동람도식 소형 지도책 계통이다.
참고문헌
- 『조선시대 세계지도와 세계인식』(오상학, 창비, 2011)
- 『조선의 지도 천재들』(이기봉, 새문사, 2011)
- 『한국 고지도의 역사』(개리 레드야드, 장상훈 역, 소나무, 2011)
- 『한국의 옛 지도』(문화재청,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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