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곡체(九曲體) 시조로 『옥소장계(玉所藏呇)』 안에 수록되어 전한다. 작품 동기는 작자의 큰아버지인 권상하(權尙夏)가 남한강 상류에 있는 황강으로 내려가 44년간 살면서 주자학(朱子學)으로 일가를 이루고 황강팔학사(黃江八學士) 등 많은 학자를 길러낸 곳이기 때문에 그곳을 배경으로 구곡체 시가를 짓게 된 것이다.
이는 주희(朱熹)가 무이산(武夷山) 아래에 정사를 짓고 학문을 하며 구곡체 「무이도가(武夷櫂歌)」를 지은 것이나, 이이(李珥)가 해주(海州)석담(石潭)에 집을 짓고 학문하며 시조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를 지었던 사실과 견주어 권상하에게도 마땅히 같은 유형의 시가 있어야 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황강구곡가」의 구조는 정형시조 10수로 이루어졌으며, 총가(摠歌) 1수를 머릿시로 하고 1곡부터 9곡까지 지역 순에 따라 각각 한 곡마다 시조 1수씩 덧붙어 있다. 각 곡명 차례를 보면, 1곡 대암(對岩), 2곡 화암(花岩), 3곡 황강, 4곡 황공탄(皇恐灘), 5곡 권호(權湖), 6곡 금병(錦屛), 7곡 부용벽(芙蓉壁), 8곡 능강(凌江), 9곡 구담(龜潭)이다. 이 지역들은 남한강 상류 강줄기를 따라 황강을 중심으로 좌우에 있다.
시조 내용은 머릿시에서 고산구곡가의 산실인 석담을 상기하는 대목으로부터 시작하여, 각 곡마다 그 지역 여건에 따른 소재를 도출하여 작품을 형성해 내고 있다.
권섭이 남긴 구곡체시가 「번율옹고산구곡가용무이도가운(飜栗翁高山九曲歌用武夷櫂歌韻)」·「석담궁심구곡용무이도가운(石潭窮尋九曲用武夷櫂歌韻)」·「화양구곡가(華陽九曲歌)」·「신북구곡가(身北九曲歌)」·「황강구곡가」(한시) 등은 지은이가 구곡체시가에 크게 관심을 가졌던 사실을 입증해 준다.
「황강구곡가」는 작품 자체의 가치도 클 뿐 아니라 문학사적으로도 시문학의 상호 영향관계와 맥락체계를 확연히 보여주며, 중국문학과의 상관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면에서도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