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모식 무용표기법 ( )

정치·법제
개념
한글 자모의 배열에 따라 글자를 기록하듯이 자모의 원리를 이용하여 무용 동작을 비롯한 무용 관련 사항들을 기록하는 표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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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한글 자모의 배열에 따라 글자를 기록하듯이 자모의 원리를 이용하여 무용 동작을 비롯한 무용 관련 사항들을 기록하는 표기법.
개설

무용표기법에서는 춤동작을 이루는 기본적인 요소를 부호화하여 기본 표기부호로 정하고 그것을 자음과 모음의 결합방식을 본떠 춤동작을 이루는 요소들을 한글의 결합방식과 같은 방법으로 무용의 동작과 움직임을 표기하는 표기법이다.

연원 및 변천

1970년대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북한식 문화예술의 본보기 작품을 만드는 사업이 폭넓게 진행되었다. 그 결과 1970년대에 이르러 현재와 같은 북한 무용의 틀이 완성되었다. 무용 현대화 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판단하자 이를 과학적으로 기록하고 보급하기 위한 기록 방법을 찾게 되었다. 김정일은 무용을 표기하기 위한 방법, 이른바 무용표기법에 대해 관심을 갖고 ‘통속화’된 무용표기법을 연구할 것을 지시하면서 무용표기법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개발이 진행되었고, 1975년에 북한의 무용표기법의 기초가 완성되었다. 이를 가다듬어 1978년평양음악무용대학 무용표기 연구실에서 『무용 표기법』이 출판되면서 알려졌다. 1992년 9월 29일부터 30일까지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는 무용표기법 국제 강습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하였으며, 1994년 1월 20일부터 31일까지 평양에서 무용 관계자들을 모아 ‘전국예술부문 대학 무용 교원을 위한 자모식 무용표기 강습회’를 진행하였다.

내용

무용표기법은 언어학에서 모음적 기능을 하는 15개의 형태와 놀림 문자를 정하고, 자율적 기능을 하는 19개의 자리와 방향 문자를 기본 부호로, 그리고 15개의 기타 표식표를 활용하여 무용 동작을 표시하고, 이에 따라 형태와 자리를 나타내는 부호를 기본으로 하는 30여 개의 표기부호를 정하고 결합하여 무용 관련 사항 등을 표기하는 기록방법이다.

무용 동작을 표기하기 위한 보표로는 춤동작보표와 춤구도보표가 있다. 춤동작을 이루는 기본적 체위인 머리, 허리, 팔, 다리의 형태와 움직임은 3개의 가로선에 표시한다. 이 3개의 가로선을 ‘3선’ 또는 ‘춤동작 보표’라고 한다. 각 선에는 춤동작을 이루는 부위들의 움직임을 부호로 나누어 표시한다. 첫번째 선의 선상에는 어깨의 움직임, 선 윗부분에는 머리의 움직임, 선 아래 부분에는 팔의 움직임을 표기하며, 가운데 선에는 선위에 허리 부위의 움직임을 선 아래 부분에 하체의 움직임을 표기한다. 춤동작이 시작될 때 시작선을 그으며, 음악 소절선과 일치하도록 소절선을 긋는다. 무용 동작 진행 중에 박자 또는 인물들이 바뀔 때는 변박선을 그어 표시하며, 무용 동작이 끝날 때 마무리선을 긋는다.

형태 동작은 형태 문자로 표기하는데 개별적 몸부위인 팔, 다리, 손, 발, 머리, 허리들의 관절 마디가 굽어진 정도에 의하여 여러 모양들을 각도에 따라서 0도, 45도, 90도, 135도 네 가지로 구분하여 표시한다. 등장 인물의 수는 숫자로 표기하며, 배열 순서는 방향을 밝혀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무용작품에서 진행되는 구도와 인물 관계를 기록하기 위하여 가로로 그은 한 줄의 선을 ‘춤구도 보표’라고도 하고 ‘구도선’이라고도 한다. 무용구도는 모양에 따라 직선구도와 각구도, 곡선구도로 구분하여 3개의 기본 구도로 나누어 구도와 관련한 사항을 기록한다. 그리고 무용 작품이나 춤동작의 양상과 정서적 감정, 소도구의 이름과 이용 방법 등을 글로 써서 표시하는 형상표어가 있다. ‘흠모의 정을 담아 느리게’, ‘우아하고 부드럽게, 박력있게’, ‘사과를 딴다, 흙을 쥐고 볼에 비빈다’ 등의 형상표어는 무용총보 첫머리에 쓴다. 소도구의 종류와 그 이용 방법은 무용보의 첫 장면 또는 해당한 춤동작 보표 위에 쓴다.

현황

북한에서는 무용표기법의 개발을 무용예술 발전의 획기적인 사건으로 무용총보에 모든 수단과 요소들을 종합적이면서도 일목요연하게 구체적으로 표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무용은 인간의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동작의 연결로 이루어지는 예술로서 다른 예술장르에 비해 명문화 또는 지면을 통한 섬세하고 면밀한 기록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영상미디어'의 발달로 무용의 일시적, 현장적 한계가 해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폭넓게 사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순간예술인 무용의 동작을 기록하기 위한 무용표기법의 역사는 고대로부터 시작되었다. 가장 폭넓게 사용되는 무용표기와 기록방법은 '라바노테이션(Labanotation)'이다. 자모식무용표기법은 한글의 자모식 결합 원리를 이용하여 섬세한 표현 동작의 표기와 기록을 가능하게 하였다는 측면에서는 독자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나 역사적인 가치는 있지만 날로 발전하는 다양한 무용동작들을 기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참고문헌

『북한 무용의 이해』(황경숙, 한국학술정보, 2006)
『북한의 문학과 예술』(전영선, 역락, 2004)
『북한을 움직이는 문학예술인들』(전영선, 역락, 2004)
『무용예술론』(김정일, 조선로동당출판사, 1992)
집필자
전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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