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의 『개마고원』(1956)은 1950년대 남북한 문학사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작품이다. 북한문학사에서 『개마고원』에 대해 ‘일제의 패망을 앞둔 해방 직전 조선 인민의 암담한 비극적 처지’부터 시작해서 해방 된 이후 ‘지방정권 기관의 수립, 토지개혁, 조국 해방 전쟁 등 모든 중요한 역사적 사변’을 다룬 작품, ‘농촌 청년들의 사회주의 건설 과정과 그들의 낙관적 성격을 일반화 한 작품’, ‘인물들의 사회계급적 처지와 입장을 밝힌 기초 위에서 계급 투쟁을 그린 작품’, ‘새 것이 승리하고 낡은 것이 멸망해 가는 생활발전의 합법칙성을 뚜렷이 천명한 작품’, ‘당과 수령의 령도 밑에 혁명적으로 각성한 인민대중의 자주적 힘은 무비의 위력을 낳는다는 진리를 예술적으로 확인한 작품’으로 일관되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개마고원』의 작가 황건(1918∼1991)의 본명은 황재건으로 1918년 4월 28일 지금의 량강도인 함경남도 갑산군 산남면 유하리에서 태어났다. 서울에서 보성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전북사범강습과를 수료하고 무주에서 2년간 교원생활을 하다 만주로 건너가 신문기자 생활을 하였다. 황건은 젊은 시절 만주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하면서 직접 겪었던 실제 체험과 현장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발표하였다. 『개마고원』은 황건이 자신의 고향에서 경험했던 체험을 바탕으로 한 50장으로 구성된 장편소설이다. 1장에서 28장까지는 김경석이 일제에 의해 징병으로 끌려가다 탈출해 인민위원회에서 활동하다가 면당위원장이 되기까지를, 29장부터 50장까지는 6·25전쟁이 발발한 이후 인민군이 삼수갑산 지역까지 밀렸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개마고원』은 1945년 6월 하순, 22살의 김경석이 징병으로 끌려가다 기차에서 뛰어내려 고향집으로 몰래 들어오는 것부터 시작한다. 김경석은 면 자치위원회 보안소 보초를 서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서 면 인민위원회 위원, 면 당위원회 위원, 면 당위원장을 거쳐서 6·25전쟁이 일어나자 빨치산 유격대 대장까지 지낸다. 김경석의 성장 과정을 통해 『개마고원』은 하늘아래 첫 동네로 황무지나 다름없던 이 지역이 광복과 함께 북한 정권이 수립되면서 어떤 국가로 변화되는 지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북한에서도 가장 척박한 지역인 개마고원 일대가 새로운 땅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개마고원』의 마지막에서 고원지대를 개척하여 ‘십릿벌 목장’을 건설하는 것으로 구체화 되었다. 또한 갑산군 신흥리라는 작은 마을의 변화를 통해 광복 이후 북한에서 진행된 ‘자치위원회’가 ‘인민위원회’로 전환되는 과정을 비롯하여 북한에서 이루어진 전반적인 개혁이 민주적으로 진행되었음 보여주고자 하였다. 북한에서는 작중인물 중 남재한에 대해서 ‘경애하는 수령님의 투쟁 강령을 지침으로 삼고, 해방직후 복잡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새조국 건설을 위한 투쟁으로 인민들을 조직 동원하는 당일군의 전형’으로 평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