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서울농학교를 중심으로 부산농학교(부산배화학교), 대구영화학교, 대구대학교 특수교육연구소 등이 참여하여 편찬한 국내 최초의 표준수화사전이다.
수화는 농인(聾人)들이 가장 선호하는 언어 중 하나로 모어(母語)라 할 수 있다. 수화는 농인가정에서 농부모와 자녀의 대화, 농학교 교사의 학생 지도, 농인과 일반인과의 대화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수화가 필요함으로 편찬하였다.
표준수화사전은 편찬위원장으로 국립서울농학교교장인 정택영(鄭澤盈)과 공동연구원 19명, 간사 1명, 편찬위원 6명,농인 수화그림 전문가 1인이 참여하여 사전을 편찬하였다.
수록된 어휘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국어교과서에 있는 어휘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일반어휘를 중심으로 학습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수화어휘를 수록하였다.
어휘의 배열은 국어사전과 같이 자음과 모음 순으로 하였고, 단어의 이해와 편리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단어마다 한자, 품사, 영어 표기를 하였고, 그림에 있어서 두 동작인 경우 순서에 따라 첫 동작을 먼저 제시하였다.
수화 그림을 자세히 표현하기 위하여 첫 동작은 점선, 움직이는 방향(수동)은 화살표, 최종동작은 실선으로 표현하였고, 동작의 움직임이 큰 것은 화살표로 하였고, 작은 것은 괄호로 표시하였으며, 설명은 동작의 표현을 간편하게 하기 위하여 손가락에 번호를 붙였다.
수화동작 설명은 오른손과 왼손에 대한 구분이 없을 경우 오른손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고, 수화그림은 보는 사람과 수화를 하는 사람에 대하여 혼용되게 제시되어 있어서 설명을 잘 읽어보아야 하며, 사전에 수록된 단어는 원형 또는 명사형을 택하였다.
수화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것을 선정하였으나, 같은 동작으로 여러 말을 표현하는 수화는 오해 또는 오인(誤認)을 최소한 줄이기 위하여 보조사인을 첨가하여 새로운 수화를 만들었다.
동의어와 유사어는 마지막 부분에 표시하여 수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고려하였고, 사전 활용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는 예문을 실어 이해하기 쉽게 하였고, 맞춤법은 한글학회의 한글 맞춤법 통일 개정안(1946년)에 따랐으며, 외래어는 『국어사전』(동아출판사 발행)에 수록되어 있는 것을 택하였다. 품사는 10가지로 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관형사, 부사, 감탄사, 조사, 접사를 표시하였다.
표준수화사전에 수록된 수화어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국어교과서에 있는 어휘들 중에서 수화를 선택하여 표준화한 것이다. 다만, 다양한 교과목과 실제 농인들이 사용하는 수화의 관용표현과 비수지(얼굴표정과 몸의 움직임)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나, 5천 7백여 개의 한국어어휘에 대한 수화어휘를 통일하여 제정한 우리나라 최초의 수화사전이라는 데 의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