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의 장애음은 ‘평음:경음:격음’의 세 부류가 구별되는데 ‘평음’은 이 중 가장 약한 소리를 가리킨다.
많은 언어들은 장애음을 하위 구분할 때 성대의 울림을 활용하여 ‘유성음’과 ‘무성음’으로 나누는 반면에, 국어는 성대의 울림이 아닌 다른 음성적 특징에 기반하여 ‘평음:경음:격음’의 세 부류를 나눈다. 그러므로 ‘평음’이라는 음성 부류는 국어 자음의 유형론적 특성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평음의 음성적 특징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드러난다. 평음을 발음할 때에는 성문의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방출되는 기류의 양이 적고 결과적으로 후행하는 모음의 성대 진동 개시 시간도 적게 지연된다. 또한 평음은 폐쇄 지속 시간이 짧은 편이며 후두 근육의 긴장도도 떨어진다. 이러한 음성적 특징으로 인해 평음은 경음이나 격음에 비해 음향적·청각적 강도가 낮은 편에 속한다.
평음이 음성학적으로 약한 소리라는 사실은 용어에도 잘 드러난다. ‘평음’ 이외에 함께 쓰이는 용어에는 ‘예사소리, 연음(軟音), 여린 소리, 약자음(弱子音)’ 등이 있다. ‘평음’과 ‘예사소리’는 모두 평음이 다른 소리에 비해 특별히 두드러지는 바가 없음을 드러낸다. 또한 ‘연음, 여린 소리, 약자음’은 평음의 약한 속성을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국어 평음의 목록에는 일부 이견이 있다. ‘ㄱ, ㄷ, ㅂ, ㅅ, ㅈ’이 평음이라는 데에는 대다수가 찬성하지만 ‘ㅎ’이 평음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ㅎ’의 음성학적 특징이 평음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중시할 때에는 ‘ㅎ’을 평음에 포함하지만, ‘ㅎ’과 평음이 결합할 때 격음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중시할 때에는 ‘ㅎ’을 평음 대신 격음에 포함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