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을 조음 방식에 따라 구분하면 크게 파열음, 마찰음, 파찰음, 비음, 유음의 다섯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공기의 흐름이 완전히 폐쇄되거나 또는 좁은 틈 사이로 마찰을 일으키는 과정을 거치면서 발음되는 파열음, 마찰음, 파찰음을 묶어서 ‘장애음’이라고 부른다. 폐쇄나 마찰과 같은 과정은 발음에 이용되는 기류가 매우 큰 방해를 겪는 것으로 장애음의 가장 중요한 음성적 특징에 해당한다. ‘장애음’과 달리 기류의 장애 정도가 작고 울림이 큰 소리들은 ‘공명음’이라고 하는데 비음과 유음이 여기에 속한다.
‘장애음’은 ‘진자음(眞子音), 순수 자음(純粹 子音), 순자음(純子音), 참자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것은 영어의 ‘true consonant’에 대응하는 용어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장애음은 자음의 본질에 잘 부합하는 가장 자음다운 소리이다. 음성학적으로 자음의 본질은 공기의 흐름이 방해를 받는 데 있으며, 장애음은 이러한 속성을 강하게 지니는 것이다.
국어의 장애음에는 파열음(ㅂ/ㅃ/ㅍ, ㄷ/ㄸ/ㅌ, ㄱ/ㄲ/ㅋ), 마찰음(ㅅ/ㅆ, ㅎ), 파찰음(ㅈ/ㅉ/ㅊ)의 총 15개가 있다. 이러한 국어의 장애음은 유기성의 정도, 폐쇄 지속 시간, 후두 근육의 긴장 여부 등에 따라 ‘평음:경음:격음’의 세 부류가 구별되는데 이러한 세 부류를 합쳐서 삼지적 상관속이라고 부른다. 가령 파열음 ‘ㅂ/ㄷ/ㄱ:ㅃ/ㄸ/ㄲ:ㅍ/ㅌ/ㅋ’이나 파찰음 ‘ㅈ:ㅉ:ㅊ’은 모두 삼지적 상관속을 이룬다. 이러한 자음 대립은 언어 보편적으로 볼 때 그리 흔한 방식은 아니다. 상당수의 언어는 장애음의 하위 구분에서 성대의 울림 여부를 이용하여 ‘ 유성음’과 ‘ 무성음’을 구분한다. 반면 국어의 장애음은 모두 무성음이면서 다른 음성적 특징을 이용하여 세 부류를 구별하는 것이다. 국어와 동일한 방식의 자음 대립은 남아메리카의 아이마라(Aymara)어를 비롯하여 일부 언어에서만 보인다.
국어의 장애음들은 음절의 종성에서 발음되는 데 많은 제약을 받는다. 국어의 자음 19개 중 음절 종성에서 발음될 수 있는 것은 7개에 불과하다. 이 7개의 자음 중 장애음은 ‘ㅂ, ㄷ, ㄱ’의 세 가지밖에 없다. 공명음에 속하는 4개의 자음이 모두 음절 종성에서 발음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음절 종성에서 장애음이 발음되는 데 얼마나 많은 제한을 받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제약은 기본적으로 국어의 음절 종성에서는 자음을 발음할 때 조음체와 조음점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장애음은 모두 음절 종성에서 개방(release)이 되지 않는 미파음(未破音)으로 실현될 수밖에 없다. 경음이나 격음과 같이 개방 과정에서 음성적 특징이 드러나는 음이나 마찰음, 파찰음과 같이 조음체와 조음점 사이의 간극이 형성되어야 하는 음들은 모두 음절 종성에서 발음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