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음은 설측음을 비롯한 ‘ㄹ’ 계통의 음성을 통틀어 부르는 음성 분류이다. 조음점으로 보면 ‘ㄷ, ㄴ, ㅅ’ 등과 함께 치경음에 속한다. 음운론적으로는 하나의 유음 ‘ㄹ’의 이음(異音)인 음성적인 유음으로 설측음 [l], 경타음(輕打音) [r], 경구개설측음 [?]이 있다. 유음은 음성자질로 보아 모음적인 자질과 자음적인 자질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유음은 『훈민정음』을 비롯하여 조선시대의 문헌들에서는 중국 음운학의 용어대로 반설음이라 불리었다. 이때의 유음은 현대 음성학의 유성음에 해당하는 불청불탁에 ‘ㆁ, ㄴ, ㅁ, ㅿ, ㅇ’과 함께 소속되었었다.
유음은 조음점(調音点)으로 보면 ‘ㄷ, ㄴ, ㅅ’ 등과 함께 치경음(齒莖音)에 속하는데, 무기음(無氣音)이며 공명음(共鳴音)이다.
유음에는 공기가 혓몸 양옆으로 빠져나오는 설측음 [l]이 있고(달, 일, 펄럭, 물레 등), 혀끝으로 잇몸을 가볍게 치면서 공기를 구강(口腔) 가운데로 내보내는 경타음(輕打音) [r]가 있으며(나라, 다리, 고루, 다르다 등), ‘빨리, 달력, 삼천리, 전략’ 등에서처럼 [ㄹㄹ]이 [i, j]와 결합되는 경우 두 번째 [ㄹ]이 실현되는 것과 같은 경구개설측음(硬口蓋舌側音) [ʎ]도 음성적으로 있다.
이들 음성적인 유음 [l, r, ʎ]는 모두 음운론적으로는 하나의 유음 ‘ㄹ’의 이음(異音)들이어서 이들의 음성적 차이를 일반 언중(言衆)들은 인식하지 못한다.
유음은 음성자질로 보아 모음적인 자질과 자음적인 자질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므로, 때로는 ‘달[月], 머리[頭]’ 등에서처럼 음절말자음과 음절두자음으로 쓰일 수도 있고 ‘가+으며→가며, 알+으며→알며’ 등에서의 음운론적 행위에서 볼 수 있듯이 모음처럼 쓰일 수도 있다. ‘좋+은→[조은], 앓+은→[아른]’ 등에서 ‘ㅎ’이 약화, 탈락하는 점에서도 ‘ㄹ’은 모음과 같이 행위한다.
유음은 『훈민정음』을 비롯하여 조선시대의 문헌들에서는 중국음운학의 용어대로 반설음(半舌音)이라 불리었으며, 현대음성학의 유성음에 해당하는 불청불탁(不淸不濁)에 ‘ㆁ, ㄴ, ㅁ, ㅿ, ㅇ’과 함께 소속되었었다.
반설음 ‘ㄹ’의 용자례(用字例)로서는 ‘무뤼[雹], 어름[氷]’의 초성으로 쓰인 예를 들었으며, ‘ᄃᆞᆯ[月], 별[星]’의 종성으로 쓰인 예를 제시하였다. ‘러○(獺)’과 같이 어두에 ‘ㄹ’이 쓰인 예도 포함되어 있다.
이 용자례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종성으로서의 ‘ㄹ’은 ‘실[絲]’의 경우와 같이, 우리말 표기에는 마땅하나 한자음 표기에는 마땅하지 않다(閭宜於諺不宜文)라고 하였다. 한자음 종성에서의 ‘ㄷ>ㄹ’은 속음(俗音)으로 본 것이다.
또한 『훈민정음』에서는 “반설음에도 경 · 중 두 가지 음이 있으나 중국운서의 자모가 오직 하나였고, 또 국어에서도 비록 경 · 중을 나누지 아니하여도 모두 음을 이룰 수 있다(半舌有輕重二音 然韻書字母唯一 且國語雖不分輕重 皆得成音).”라 하고서 “만약에 갖추어서 쓰고 싶으면 순경음의 예를 좇아 ㅇ을 ㄹ의 아래에 이어 써서 반설경음을 만들고, 혀를 잠깐 윗잇몸에 닿도록 하여 발음한다(若欲備用 則依脣輕例 ㅇ連書ㄹ下 爲半舌輕音 舌乍附上腭).”라고 하여 문자 중심의 음운론적 인식과 음성학적 인식 사이의 차이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ㄹ’은 단독으로 종성이 될 수도 있고 ‘ㄺ, ㄽ, ㄾ, ㄻ, ㄿ, ㄼ, ㅀ’과 같은 어간말자음군을 이루어 종성이 될 수도 있는데, 현대국어에서는 자음이나 휴지 앞에서 어휘에 따라 또는 방언에 따라 차이 있게 자음군단순화를 입고 있으나 중세국어, 특히 15세기의 국어에서는 ‘ㅀ’의 다음 자음과의 격음화를 제외하면 자음이나 휴지 앞에서도 한 자음이 탈락되는 일이 없어 자음군단순화를 입지 않았었다. 사잇소리 ‘ㅅ’에 의한 ‘ㄽ’도 ‘이틄날(∼이○날∼이틋날), 밠등(∼밧등)’ 등과 같이 쓰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