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기독교교육』의 제1회 기독교아동문학상 당선작이며 작자의 등단작이다. 작가가 가정 형편과 신병을 비관하던 중에 쓴 작품이다.
시골의 어느 돌담 아래에 홀로 떨어진 강아지똥은 지나가는 참새나 흙조차 무시하는 하찮고 냄새나는 존재이다. 봄비가 내리던 날, 강아지똥은 옆에 핀 민들레를 보게 된다. 민들레는 자신을 부러워하는 강아지똥에게 거름이 있어야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알려준다. 강아지똥은 생전 처음으로 들어보는 따뜻한 말과 세상 어디에도 쓸모없는 줄 알았던 자신이 새로운 생명을 꽃피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감격한다. 강아지똥은 민들레의 바람대로 빗물을 기꺼이 받아 자신의 몸을 잘게 부수어 노란 민들레꽃을 피운다. 민들레꽃은 강아지똥의 눈물겨운 희생을 꽃 속에 담아 더욱 노랗게 피어난다.
이 작품은 2003년아이타스카 스튜디오에서 권오성 감독·각본으로 클레이 애니메이션화되었다.
이 작품은 세상의 모든 물건들은 저마다 쓸모가 있다는 작가의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탄생하였다. 작가는 온갖 물상들로부터 소외당하는 강아지똥을 푸근한 사랑으로 포용하는 민들레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세상의 생명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말하고, 생명이란 상생의 미학적 결정인 걸 포착하고 있다. 작가의 감각적 단문은 불필요한 수사를 생략하여 독자의 감동을 이끌어낸다. 작품의 저변에 장치된 사랑은 작가 고유의 메시지로, 그의 동화에서 일관되게 흐르는 기본 정조이다. 곧, 작가는 말년에 생태주의적 세계관으로 나아갈 발판을 이 작품에서 마련해 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