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연화경』은 『화엄경』과 함께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이다. '『법화경』이라고도 하는데, 중국후진(後秦)의 구마라습(鳩麻羅什)이 한역한 것을 송나라의 계환(戒環)이 주석한 저본을 조선 전기에 간행한 것이다. 판본을 달리하는 4종의 『묘법연화경』이 2004년 10월 24일에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묘법연화경』은 구마라습(343∼413)의 한역(漢譯)과 계환이 주석한 이후 여러 판본이 전하고 있다. 이 책의 판본은 1422년(세종 4) 인순부윤(仁順府尹) 성억(成抑)이 사위인 성녕대군(誠寧大君)과 대군의 어머니 원경왕후(元敬王后)를 위해 새긴 목판을 저본으로 한다.
권7 말미에 변계량(卞季良)과 함허당(涵虛堂)기화(己和, 1376∼1433)의 발문이 있다. 통도사 소장이며 1994년 보물로 지정된 『묘법연화경』과 같은 판본으로, 통도사 소장본은 변계량과 함허당의 발문에 이어 1456년(세조 2)에 학조(學祖)의 발문이 있다. 학조의 발문에 따르면, 동궁빈 한씨가 어머니 부인 홍씨(洪氏)의 극락 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간행한 것이라 한다. 구인사 소장본은 학조의 발문이 누락되었으며, 판본 상태로 보아 이후에 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일괄 지정된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 『묘법연화경』 권2와 권4∼6(4권 4첩, 청주대학교박물관 소장), 묘법연화경 권6∼7(2권 1책, 단양 방곡사 소장), 묘법연화경 권6∼7(2권 1책, 단양 방곡사 소장)이 있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 청주대학교박물관 소장의 『묘법연화경』 권2, 권4∼6은 1288년(고려 충렬왕 14)에 간행한 목판본으로, 인쇄 상태가 선명하여 초인본이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 단양 방곡사 소장의 『묘법연화경』 권6∼7은 1443년(세종 25)화암사 판본을 1477년(성종 8)에 다시 찍은 판본을 저본으로 하여 1561년(명종 16) 풍기 지질방사(池叱方寺)에서 찍은 것이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 단양 방곡사 소장의 『묘법연화경』 권6∼7은 1455년(세조 1) 을해자로 찍은 판본을 저본으로 하여 1531년(중종 26)영천 팔공산 본사(本寺)에서 목판본으로 간행한 것이다.
단양 구인사 소장본은 1422년(세종 4) 고양 대자암(大慈菴) 판본을 후대에 다시 찍은 것이다. 권4∼7의 4권 1책으로, 26.7×16.3㎝의 크기이다. 사주단변이고, 반곽의 크기는 21.2×13.7㎝로 계선이 없으며, 10행 20자이다. 어미는 없으며 판심제는 법(法)이다. 1422년(세종 4)에 쓴 변계량과 함허당 기화의 발문이 있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 청주대학교 박물관 소장본은 1288년(충렬왕 14) 목판으로 찍은 것으로 각 4첩이다. 28.1×9.1㎝의 크기로, 상하단변이다. 광곽의 높이는 20㎝로, 각 행은 16∼17자이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 방곡사 소장본은 1443년(세종 25) 화암사 판본을 1477년(성종 8) 다시 찍은 판본을 저본으로 1561년(명종 16) 다시 찍은 것이다. 권6∼7의 2권 1책으로 29.2×18.5㎝크기이다. 반곽은 사주단변으로 계선 없이 10행 20자이다. 겉표지에는 '법화경'이라 하였고, 권수제와 권말제는 '묘법연화경'이라 하였으며, 판심제는 법(法)이다. 간기는 ‘가정사십신유정월일 경상도풍기지 소백산지질방사 개판(嘉靖四十辛酉正月日慶尙道豊基地小伯山池叱方寺開板)’이라 하였고, 끝부분에 묵서로 ‘강희이십오년병인이월일 인경시주선준(康熙貳拾伍年丙寅二月日引經施主鮮峻)’이라 하였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 방곡사 소장본은 1455년(세조 1) 을해자본 『묘법연화경』을 1531년(중종 26) 목판본으로 다시 찍은 것이다. 2권 1책으로, 책 크기는 35.5×24.4㎝이다. 계선이 있고 9행 16자다. 표제는 『묘법화경(妙法華經)』, 권수제와 권말제는 『묘법연화경』, 판심제는 법화경이다. 판심은 상하내향흑구어미로 위 아래에 흑구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간기는 ‘가정십년신묘육월일 경상도영천군 공산본사 중각(嘉靖十年辛卯六月日慶尙道永川郡公山本寺重刻)’이라고 하였고, 겉표지에 묵서로, ‘가정십이년계사추시을미삼월일인출행삼성암(嘉靖十二年癸巳秋始乙未三月日印出行三聖菴)’이라 하였다. 인쇄 상태가 좋아 초기 인출본으로 보인다.
천태종의 근본 경전으로, 『화엄경』과 함께 한국 불교의 가장 중요한 경전 중의 하나이다. 특히 독송(讀誦) · 서사(書寫) · 공덕(功德)을 강조하는 대승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으로 알려졌다.
『묘법연화경』은 7권 28품으로 나뉘는데, 대개 권1의 앞쪽에 변상도가 있다. 1422년(세종 4) 대자암본의 변상도는 불법을 수호하는 신장(神將)을 표현한 천상(天像)과 석가의 설법을 보살과 제자들이 듣는 영산회상(靈山會上)의 모습을 묘사하였다. 반면 1443년(세종 25) 화암사본은 석가 앞에 다보탑이 용출하는 모습을 묘사한 차이를 보인다. 변상도 뒤에 도의(道宣)의 「묘법연화경홍전서(妙法蓮華經弘傳序)」와 급남(及南)의 「묘법연화경요해서(妙法蓮華經要解序)」, 그리고 『묘법연화경』에 대한 계환의 요해가 나온다. 본문에는 『묘법연화경』 원문 옆에 한 글자 내려 계환의 주가 부기되었다. 다만 충청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모두 권1이 빠져있어 권수의 변상도나 서문을 확인할 수 없다.
목차는 권1이 서품(序品) · 방편품(方便品)‚ 권2 비유품(譬喩品) · 신해품(信解品)‚ 권3 약초유품(藥草喩品) · 수기품(授記品) · 화성유품(化成喩品)‚ 권4 오백제자수기품(五百弟子受記品) · 수학무학인기품(授學無學人記品) · 법사품(法師品) · 견보탑품(見寶塔品) · 제파달다품(提婆達多品) · 권지품(勸持品)‚ 권5 안락행품(安樂行品) · 종지용출품(從地涌出品) ·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 분별공덕품(分別功德品)‚ 권6 수희공덕품(隨喜功德品) · 법사공덕품(法師功德品) · 상불경보살품(常不輕菩薩品) · 여래신력품(如來神力品) · 촉루품(囑累品) · 약왕보살본사품(藥王菩薩本事品)‚ 권7 묘음보살품(妙音菩薩品) ·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 · 타라니품(陀羅尼品) · 묘장엄왕본사품(妙莊嚴王本事品) · 보현보살권발품(普賢菩薩勸發品) 등 7권 28품이다.
이중 권7의 제25품 관세음보살보문품은 관음 신앙의 근거로 따로 『관음경』으로 편찬되었다. 그리고 권5의 제11품 견보탑품은 불탑숭배사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 조성의 배경이기도 하다.
현전하는 대부분의 『묘법연화경』은 구마라습의 한역과 계환의 주석본이다. 특히 조선 전기에는 간경도감판 등 몇몇 인본을 제외하면 대부분 성달생 형제의 서체로 인출된 것들이어서 간행 배경과 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이 책은 조선 전기 『묘법연화경』의 다양한 판본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