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요약
권섭 초상은 조선 후기의 문인 옥소 권섭의 초상화이다. 비단 바탕에 채색으로 세로 65㎝, 가로 46.5㎝이다. 화면 위쪽에 1734년(영조 10) 권섭의 64세 모습을 화가 진응회(1705~?)가 그렸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반신상으로 곧은 깃의 직령포를 입고 특이한 모양의 관을 쓴 모습이다. 어깨 위쪽에서 머리 뒤쪽으로 관모와 같은 회색의 둥근 원이 그려져 있는데, 무엇을 묘사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조선시대 화원 화가인 진재해와 아들 진응회의 화풍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화사적인 가치가 높다. 2012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정의
조선 후기의 문인 옥소(玉所) 권섭의 초상화.
구성 및 형식
내용
초상화에 관심이 많았던 권섭은 초상화에 대해 쓴 제발과 제시, 찬문을 여러 편 남겼다. 외숙인 이의현(李宜顯, 169∼1745)과 권상하의 초상화에 대한 찬문을 비롯해 타인이 초상화에 남긴 발문 6편이 권섭의 문집인 『옥소고(玉所稿)』에 수록되어 있다. 『옥소고』의 「술회시서(述懷詩敍)」에는 “화상(畵像)을 본 것이 23회인데, 외람되이 자찬(自讚)을 쓴 것이 4번”이라는 서술이 있어 초상화에 대한 그의 관심을 알 수 있다. 54세에 그린 초상화에는 “누상자찬(陋像自贊, 자신의 초상을 겸손하게 표현하고자 한 것)”을 남겼으며, 64세의 모습을 그린 이 초상화에 쓴 자술에서는 노년에 이른 문인의 심회를 담담하게 표현하였다.
화면 위쪽에 기술된 "백취옹 육십사세진"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늙어서 한 평생을 따져보자면, 어사대(御史臺)에 관직이 없어 한가하고 편안하게 영위(營爲)함이 없이, 머리 깎지 않은 승려의 절 한 방에서 글을 읽었으니, 정말 고루하고 썩은 유자(儒者) 같구나. 반평생을 질탕하게 놀았으니, 혹자는 풍류남아로 의심하겠으나, 필경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의 기운이리라. 이것이 옥소산인(玉所山人)이고 운제거사(雲梯居士)다. 백취옹이 스스로 짓고, 이원태(李元泰)가 쓰다[老而有是非 無官御史之臺 澹然無營爲 有髮頭陁之寺 一室伊吾 眞似乎章 句腐儒 半生跌宕 或疑其風流男子 畢竟水石烟霞之氣 是爲玉所山人雲梯居士 翁自述李元泰書].”
또한 진응회의 그림을 보고 누군가 다른 사람인것 같다고 하자 이에 희롱조로 쓴 찬문도 실려 있다[秦應會爲我寫照 人曰 非爾也 別是某村之某也 戱書爲贊].
"작은 얼굴에 아름다운 수염, 그대가 정말 맞는가? 사업을 일으키는 데서 물러났으니, 그것이 누구인들 무슨 수가 있느냐? 이것이 하나의 장주(莊周: 莊子)이니, 바로 백 명의 동파(東坡: 蘇軾)와 같네[小面美髥 子眞是耶 退之熙載 其誰其那 是一莊周 卽百東坡]." 이것이 바로 그것이다.
초상은 양날개가 없이 건으로 늘어뜨린 특이한 형태의 사모를 착용하고, 곧은 깃의 흰색 직령포에 검은 색 세조대(細絛帶, 여러 겹으로 합사한 명주실로 만든 실띠)를 묶은 모습이다. 어깨 위쪽에서 머리 뒤쪽으로 관모와 같은 회색의 둥근 원이 그려져 있는데, 무엇을 묘사한 것인지 알 수 없다. 푸른색의 드림이 부착된 관모와 함께 조선시대 사대부 초상화에서 볼 수 없는 드문 예로 주목된다.
얼굴은 배채한 후 갈색 필선으로 이목구비를 묘사하고 이마, 눈 주위, 법령에 잔주름을 가해 마른 안모의 느낌을 강조하였다. 양쪽 눈의 흰자위 안쪽에 붉은 기운이 두드러지고 검고 흰 수염은 세밀한 필선으로 그려 넣어 권섭의 개성적인 면모가 잘 드러난다. 미간의 주름과 치켜 올라간 눈매, 갸름한 턱선 등에서 인물이 지닌 예민한 감성과 섬세함이 부각된다.
이 초상을 그린 진응회는 화원 화가로 초상화에 뛰어났던 진재해(秦再奚, ?∼약 1735)의 아들인데, 부자가 모두 초상화를 잘 그렸다. 진응회는 1748년(영조 24)에 장득만(張得萬), 정홍래(鄭弘來) 등과 함께 숙종의 어진 모사에 동참화사로 참여하였다. 이 작품은 진재해가 1725년(영조 1)에 그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정호(鄭澔, 1648∼1736)의 초상화와 비교하면, 눈 주위의 표현이나 광대뼈 아래에 음영을 가한 표현 방법이 유사함을 알 수 있다.
현황
현존하는 권섭의 초상화는 총 두 종류로, 앞서 설명한 것 외에 문경옛길박물관에 소장된 유복본 초상이 있다. 이것은 1724년 도화서 화원인 이치가 그린 것으로 검고 두꺼운 동정 깃의 학창의를 입고 유건을 쓴 초상이다.
의의와 평가
참고문헌
- 『어진의궤와 미술사: 조선국왕 초상화의 제작과 모사』(이성미, 소와당, 2012).
- 『초상화의 비밀』(국립중앙박물관, 2011)
- 『한국복식문화사전』(김영숙 편저, 미술문화, 1999)
- 「옥소 권섭의 소장 화첩과 권신응의 회화」(윤진영,『장서각』제20집, 2008)
- 「옥소 권섭(1671∼1759)의 그림 취미와 회화관」(윤진영,『정신문화연구』, 2007)
- 국가유산청(www.khs.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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