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학은 생물체의 면역체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면역체계는 생물체가 모든 위협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어막 구실을 한다. 면역은 크게 자연면역과 획득면역으로 나뉜다. 1796년에 영국 의사 제너는 천연두를 예방하는 종두법을 통해 면역성의 원리를 입증하고 ‘백신’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백신은 획득면역의 성격을 이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882년 지석영이 종두법을 처음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조선시대부터 인두법이 실시되고 있었다. 면역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면역학은 전염병 예방과 질병 치료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부분의 생물체는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다. 면역체계는 생물체가 감염성 인자, 이물질, 독성물질, 암세포 등을 포함한 모든 위협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방어막 구실을 한다. 오래전부터 한 번 질병에 걸렸던 사람은 동일한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고, 이를 이용한 치료법도 개발되었다.
초기 면역학의 원리는 면역성에 기초하고 있었다. 즉, 질병에 걸린 후에는 면역성이 생긴다는 관찰에 기초하여 질병을 치료하고자 했다. 1796년에 영국 의사 제너(Edward Jenner)는 종두법(種痘法)을 발견했다.
제너는 우두를 앓았던 사람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부모의 동의하에 건강한 8살의 소년 핍스(James Phipps)를 대상으로 실험에 돌입했다. 먼저 우두에 걸린 사람의 고름을 핍스에게 투여한 뒤 몇 주 후에 천연두에 걸린 사람의 고름을 투여했다. 그의 확신대로 핍스는 건강했고, 그 후 25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우두가 천연두를 예방해준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제너는 자신의 성과를 알리기 위해 ‘백신’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882년 지석영이 종두법을 처음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조선시대부터 인두법이 실시되고 있었고, 1830년대에 종두법이 알려져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19세기 말, 프랑스의 과학자 파스퇴르(Louis Pasteur)는 제너의 방식을 더욱 발전시켜 백신의 일반적 원리를 확립했다. 한편, 면역학의 선구자 중 한 명인 러시아 생물학자 메치니코프(Elie Metchnikoff)는 탐식 작용과 세포 면역기능의 원리를 밝혔다.
20세기에 들어 항원-항체 반응에 대한 기본 원리가 파악되었고, 면역반응이 과민할 경우 피부, 관절, 혈관 등에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더불어, 면역결핍과 림프구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 면역체계를 T 세포계와 B 세포계라는 두 개의 분리된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되었다.
생물체는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종마다 고유한 면역체계를 발전시켰다. 면역의 방식은 크게 자연면역(내재면역)과 획득면역(적응면역)으로 나뉜다. 자연면역은 오랜 진화의 산물로 여겨지는데, 피부나 점막 등의 물리적 장벽과 식세포작용이나 체내 항생물질의 작용 등 생물학적 과정에 기초한다.
외부에서 병원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고, 일단 침입한 후에는 대상에 상관없이 프로그램화된 방어기제를 즉시 작용시켜서 병원균을 퇴치한다. 병원체는 자연면역의 방식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키기 때문에 인간과 같은 고등동물은 특정한 병원체를 더욱 정교하게 방어해낼 수 있는 또 다른 면역 방식인 획득면역을 발전시켰다.
획득면역은 침입한 항원의 표식을 기억해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면역기억을 통해 가능해진다. 기능성과 효과성의 측면에서 보면, 자연면역은 병원균의 공통된 패턴에 기초하여 모든 병원균에 동일하게 대응함으로써 신속한 대응은 가능하지만 방어 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획득면역은 병원균에 특이한 패턴을 정확히 기억해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반응은 불가능하지만 일단 대응책을 찾기만 하면 방어 효과는 매우 뛰어날 수 있다. 획득면역은 특정한 병원균(항원)에만 작용하는 항체의 형성을 자극하여, 장 · 단기적으로 면역 기능을 유지시켜준다.
백신은 바로 이런 획득면역의 성격을 이용한다. 약화되거나 죽은 바이러스를 인체에 주입하면 면역계는 그 바이러스를 탐지하고 제거하기 위한 방어기제를 새롭게 형성해낸다. 기억세포는 이렇게 형성된 기제를 기억하고 있다가 이후에 해당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기억을 불러내어 곧바로 방어기제를 작동시켜 바이러스를 퇴치한다.
면역학은 의학은 물론 생물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으며, 현재에도 줄기세포와 장기이식, 암 연구 등을 비롯한 생명공학 분야에서 뛰어넘어야 할 과제를 안겨준다. 이는 면역체계와 면역작용에 대한 원리적 이해를 넘어 면역 과정 자체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커졌음을 뜻한다.
현재는 면역체계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지식을 토대로 자가 면역 질환, 과민반응, 면역 결핍증, 이식 거부 등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자가 면역 질환은 자신의 정상세포를 외부의 병원균으로 착각하여 공격하는 현상에 따른 것으로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 류마티스 관절염, 제1형 당뇨, 홍반성 낭창 등이 대표적이다.
과민반응은 미세한 자극에 면역계가 과도하게 반응하여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알레르기가 대표적이다. 면역 결핍증은 충분한 면역이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질환으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 대표적이다.
이식 거부는 타인의 장기나 동물의 장기를 이식할 때 발생하는 자연적 현상으로 이식수술의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난관이다. 최근 들어, 돼지의 장기를 인체에 이식할 목적으로 인체의 거부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한 녹아웃(knockout) 돼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면역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면역학은 전염병 예방과 질병 치료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백신 접종은 전염병의 역사에서 인류가 마침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면역의 오작동에 따른 질환에 대한 연구는 면역에 대한 이해를 넓혀줬으며, 균형 잡힌 면역작용의 중요성을 새롭게 볼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면역학의 성과에 기초한 백신 예방접종은 부작용을 일으켜 사회 논쟁을 불러오기도 한다.
가령 2000년대 초반 영국에서는 홍역 · 볼거리 · 풍진(MMR) 백신이 자폐증을 불러일으킨다는 주장을 근거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은 백신 예방접종의 불확실성을 말해주는 것으로, 백신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