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수묵담채. 세로 94㎝, 가로 184㎝.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효천보희(曉天報喜)」는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이 평원을 강조한 전원경을 그려낸 산수화이다. 이상범은 부벽준을 활용한 경쾌하고 짧은 터치를 통해, 전통적인 수묵산수법을 기반으로 한 한국적 미감을 추구했다.
해방 이후 이상범은 농촌의 풍경에 산사와 기와집을 비롯한 건물, 성벽, 인물 같은 새로운 모티브들을 첨가해 묘사했다. 이 작품에서도 새벽 안개가 덜 걷힌 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염소에게 꼴을 먹이는 촌부(村夫), 물동이를 머리에 인 여인의 바쁜 걸음이 표현되었다.
키 큰 소나무 숲이 배경을 이룬 가운데 바위 언덕에는 파릇파릇한 봄 색이 가득하고, 맑은 물줄기가 언덕을 휘둘러 내려오며 화면을 지그재그로 분할하고 있다. 담묵(淡墨)과 농묵(濃墨)의 효과적인 사용으로 농담의 변화를 추구하였다. 그리고 경물을 화면의 중앙부에 집중하여 그리고, 주변으로 갈수록 차츰 먹기운을 생략해 나갔다.
이 작품은 1954년 이승만(李承晩) 대통령의 탄일을 기념하기 위해 주문 제작된 작품이다. 국무위원 처장 일동 명의로 이상범에게 의뢰되어 그리게 된 구체적인 제작배경이 화면 좌측에 기록되어 있다. 작품의 제목인 「효천보희」는 ‘동 터오는 새벽 하늘이 기쁜 소식을 알린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통령이라는 당시 국가 최고 권력자에게 봉정된 만큼 각별히 계산된 구도와 공들인 필치가 돋보인다.
1949년 이상범이 제1회 대한미국미술전람회에 추천작가로서 출품한 「효천희보(曉天喜報)」, 1952년 봄 이종찬 장군을 위해 그려준 「설청보희(雪晴報喜)」, 1953년 1월 동아일보에 신년휘호한 작품 「설효보희(雪曉報喜)」와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파악된다. 「설효보희」에서 길조(吉鳥)로 형상화 된 까치를, 「효천보희」에서도 기쁜 소식을 전하는 매개로 지붕마루에 올려놓음으로써 그 축하의 의미를 더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