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바탕에 담채. 세로 126㎝, 가로 48.5㎝. 금성출판사 소장. 조선시대 회화의 전통과 근대 회화가 접목되는 전환기에 미술교사이자 화가로 살았던 조석진은 전통 회화의 기량이 출중한 화가였다. 그는 1902년 고종 어진 제작에 참여하였으며, 1908년 관립공업전습소 교사를 역임하고, 한성서화관 전속화사로 활동하였다. 1911년에는 서화미술회 교수, 1919년 서화협회 2대 회장을 역임하였다.
전통적인 화취로 그려진 「산수도」는 조선시대 수묵담채의 전형을 보여주는 산수화의 하나이다. 고원의 산세에 드러난 필치와 바위 그리는 화법(畵法)은 조석진 화풍의 전형적인 면모이다. 이러한 화풍은 당시로서는 매우 일반적인 것이었으며, 그와 함께 활동했던 안중식의 화풍과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조석진의 화풍은 안중식에 비해 더욱 옛 법에 충실하였다. 이 작품도 철저하게 전통적인 산수화법을 따르고 있고 구도와 필법에서도 그러하다.
안중식과 함께 조선시대의 화맥을 잇는 마지막 인물이자 한국 근대 전통화단의 대표적인 화가들을 배출시켰던 조석진의 작품인 것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높다. 그의 남아 있는 산수화 중에서 상태가 매우 양호하며 전통적인 남종화의 화격을 잘 갖춘 수작으로서, 1910년대 전통화단의 작품 경향을 연구하는데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