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린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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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일본인들이 조선어를 배울 수 있도록 편찬한 교재. 조선어학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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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후기 일본인들이 조선어를 배울 수 있도록 편찬한 교재. 조선어학습서.
개설

1876년 조선과 일본이 강화도조약을 체결한 후, 일본 외무성은 양국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인식해 조선어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학습서를 제작하였다. 일본 에도시대부터 메이지 시대에 걸쳐 널리 보급되었으며, ‘인근 국가와 교류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책’이라는 뜻으로 이 책을 통해 조선어 회화를 습득하였다.

편찬/발간 경위

서언의 ‘보영정덕연간(寶永正德年間, 1704~1716)’이라는 기록과 오다이쿠고로(小田畿五郞)의 수정증보판에서 ‘보정칠 을유년 중하수지 소전기오랑(寬政七 乙酉年(1705) 仲夏修之 小田畿五郞)’이라는 기록으로 미루어, 18세기 초에서 말기 사이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에 전해져 내려오던 필사본을 수정·증보하여 1881년(명치 14)에 부산의 ‘조선어학교’ 교수였던 우라세 유타카(浦瀨裕)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일본 외무성에서 간행하였다.

서지적 사항

지금까지 알려진 저본으로는 필사본, 증보본, 판본이 있다. 먼저, 필사본에는 경도대학본(4권), 심수관본(3권 전체), 아스톤본(권1(일부), 러시아동방학연구소 소장)이 있고, 중보본에는 서울대학교본(첨작 모사 3권), 제주본(2권, 경도대학 소장), 중촌본(2권 중촌행언 소장), 소전본(1권, 경도대학 소장), 백수본(1권, 경도대학 소장), 아스톤본(2권, 러시아 동방학연구소 소장) 등이 있다. 끝으로 판본에는 명치14년본(교정, 증보 4권 1881년), 명치16년본(증보, 재간 4권 1983년), 보박본(4권 1883년), 명치37년본 교정교린수지(첨작 1904년 1권)가 있다.

경도대본은 현존하는 고사본(古寫本) 중 유일한 완본으로 1권부터 4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은 1권(60장), 2권(62장), 3권(72장), 4권(56장)으로 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6행씩 조선어 용례를 중심으로 한자 표제어를 풀이해 놓았다. 한글의 왼쪽에 일본어 대역이 가타카나로 적혀 있다.

처음 활자로 간행된 1881년(명치14) 초간본은 4권 4책으로 백심판(白版心)에 사주쌍변으로 되어 있고, 내변 크기는 세로 21㎝ 가로14㎝, 책 크기는 세로 26㎝ 가로 18.5㎝이다. 그리고 각 장은 대상항목이 굵은 글씨로 적혀 있는 윗 난과 7행 21자의 아랫 난으로 나누어져 있다.

내용

편찬체재는 목차명이 제시되고, 그 목차명 아래 한자어로 1자 혹은 2자 이상의 단어가 표제어로 나오며, 한자와 관련된 한국어 문장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어 문장 우측에는 일본어 역문이 표기되어 있으며, 일본어 역문에는 제시된 단어에 대한 동의어가 한문으로 표기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어휘와 상황들이 제시되어 있다.

범례에는 인용 목록이 먼저 나온다. 조선쪽의 문헌을 보면 ‘서경언해(書經諺解), 시경동(詩經同), 사서동(四書同), 왜어류해(倭語類解), 전운옥편(全韻玉篇), 훈몽자회(訓蒙字會), 천자문(千字文)’ 등이 열거되어 있는데 앞의 경서 언해는 문장의 내용과 쓰임을 참고하기 위해, 그 뒤의 문헌은 어휘를 참고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항목의 배열 순서 역시 이러한 문헌에서 영향을 받았다.

판본마다 본문의 각 항목들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큰 주제로 분류된다. 그 차례를 보면 1권이 천문(天文), 시절(時節), 주야(晝夜), 방위(方位), 지리(地理), 강호(江湖), 수모(水貌), 주즙(舟楫), 인품(人品), 관작(官爵), 천륜(天倫), 두부(頭部), 신부(身部), 형모(形貌), 우족(羽族), 2권이 주수(走獸), 수족(水族), 충곤충(虫昆虫), 화서(禾黍), 소채(蔬菜), 농포(農圃), 과실(果實), 수목(樹木), 화품(花品), 초훼(草卉), 궁택(宮宅), 도읍(都邑), 미취(味臭), 끽모(喫貌), 열설(熱設), 매매(賣買), 질병(疾病), 행동(行動), 3권이 묘사(墓寺), 금보(金寶), 포진(鋪陳), 포백(布帛), 채색(彩色), 의관(衣冠), 여식(女飾), 성기(盛器), 직기(織器), 잡기(雜器), 풍물(風物), 시청(視聽), 차륜(車輪), 안구(鞍具), 희물(戱物), 정형(政刑), 문식(文式), 무비(武備), 정전(征戰), 반식(飯食), 4권이 정지(靜止), 수운(手運), 족사(足使), 심동(心動), 언어(言語), 어사(語辭), 심사(心使), 사단(四端), 태다(太多), 범위(範圍), 잡어(雜語), 소요(逍遙), 천간(天干), 지기(地支), 시각(時刻)의 순서로 나열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18세기 초에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20세기 초까지 여러 이본이 존재하여 당시 양국의 언어와 그 변화 모습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즉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어휘와 상황들에 대한 조선어와 일본어의 일대일 대응 형식과 편찬 시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표기법으로 한일 근대어 비교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또한 각 시대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그 표현과 어법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당시 조선 시대의 표기법 연구와 음운현상의 변천과정을 고찰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가진다.

참고문헌

『교린수지-해제·본문·색인(한일어)』(편무진, 홍문각. 2000)
『교린수지-해제·본문(영인)』(편무진, 홍문각. 1999)
「교린수지의 어휘와 용례 연구: 경기대 소장본 권1을 중심으로」(채영희, 동북아시아문화학회 국제학술대회 발표자료집, 2010)
「‘교린수지’의 서지와 음운론적 특징」(심보경, 『한국언어문학』제54, 2005)
디지털 한글박물관 사이트(www.hangeulmuseum.org)
집필자
김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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