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경주 출신. 호는 다운(茶雲). 이윤재(1888∼1943)의 사위. 성장 과정과 학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학력과 관련하여, 도쿄제대 또는 연희전문 출신이라는 설이 있으나, 해당 학교의 정규 학생이었다는 근거가 불명확하다.
1930년대 후반에는 배재고보의 ‘조선어’ 교사로 근무하였는데, 이 시기에 조선어학회 회원으로서 표준어 사정위원 및 ‘표준말’ 강사로 일하였다. 광복 이후 월북할 때까지는 『조선말 큰사전』 편찬원과 국어과 지도자 및 교원 강습회 강사 등으로 조선어학회 활동을 지속하였다.
1948년 7월에 월북한 이후, 북한의 김일성대학 언어학 교수 및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하였다.
주요 저서를 통해 활동사항을 살펴보면, 표준어 연구에서 출발하여 언어 규범 및 사전 편찬과 방언 조사연구 등으로 관심 분야들이 넓혀져 갔다.
『한글맞춤법 해설』(1946)은 ‘한글마춤법통일안’(1933)을 풀이한 책인데, 이에서는 ‘건강/근강, 넋이/넉시’ 등 130여 개의 단어나 표현을 예로 들면서 해당 규정을 설명하였다. 사전 관련 업적으로는 『표준조선말사전』(이윤재와 공저, 1947)과 『조선고어방언사전』(정태진과 공저, 1948)이 있다.
방언 연구와 관련하여 『조선어방언학개요』는 그의 박사학위논문이자 방언학 개설서다. 상권(1959)에서는 일반론 및 음운론, 중권(1965)에서는 형태론, 하권(1975)에서는 문장론 및 어휘론에 관한 사항을 다루었으며, 책 전반에 걸쳐 체계적 관점에서의 방언 연구 태도를 강조하였다. 『방언사전』(1980)은 전국 방언 자료를 모아 사전의 형태로 간행한 것이다.
한편, 『조선언어지리학시고』(1988)는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어의 방언 구획을 시도한 업적이다. 그는 한국의 방언을 계층적으로 분류하였는데 1차로 한국의 방언권을 ‘동부방언지구’와 ‘서부방언지구’로 나눈 다음, 이를 다시 ‘방언지역’으로, 더 나아가 ‘방언지방’으로 하위분류하였다. 이에 따르면 동북(함경도, 육진)·동남(경상도) 방언지역은 동부방언지구, 서북(평안도, 황해도)·중부(경기도, 충청도, 강원도)·서남(전라도)·제주(제주도) 방언지역은 서부방언지구가 된다.
그 밖의 주요 업적으로는 중급학교 1·2학년 교재인 『조선어문법: 어음론·형태론』(1959) 그리고 『조선어사 연구』(홍기문·박종태와 공저, 1964)와 『조선어학사』(1984) 등이 있다. 특히 『조선어학사』는, ‘근대’(이 책에서는 ‘애국문화운동 시기’)의 기점을 강위(姜瑋 1820∼1884)의 『동문자모분해(東文字母分解)』(1869)에 두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하지만 『동문자모분해』가 어떤 면에서 근대의 기점이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문제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