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식(朴殷植, 1859∼1925)이 금(金)나라의 건국 시조 완안아골타(完顔阿骨打, 1068~1123)를 소재로 지은 몽유록(夢遊錄)계 소설이다. 주인공 무치생(無耻生)이 용맹무쌍했던 금태조를 알현하여 민족이 처한 현실과 장래에 대해 묻고 답을 구하는 내용이다.
1911년 박은식이 서간도 동창학교에 망명해 대동(大東)사관을 정립하면서 고구려와 발해 역사서를 집필한 뒤, 금나라 역사도 민족사로 인식해 음력 11월 『몽배금태조』를 지었다.
윤세복(尹世復, 1881∼1960)이 지은 서문 5쪽과 본문 120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은 몽유록 소설 형식상 ‘현실-입몽-꿈-각몽-현실’의 순서로 구분되어 있다.
무치생은 선조들이 피땀으로 지켜냈던 옛 땅에서 조국을 바라보고 망국의 현실에 통회하면서, ‘조상의 영예회복’과 ‘영웅 출현’과 ‘민족성 계발’이라는 3가지 화두를 놓고 밤낮으로 고민하였다. 무치생은 개천절 꿈 속에서 금태조를 알현하게 된다.
금태조는 망국의 원인을 ‘집권층의 학정과 무능’ 그리고 ‘지식인들의 수수방관’과 ‘인민의 노예근성’ 세 가지로 진단하고, ‘자강과 교육’을 대안으로 답하였다. 이에 무치생은 ‘신국민 양성’이 국가회생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서, 구체적인 방법을 묻자 금태조는 ‘과감성과 자신력’을 갖고, ‘모험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답하고서 나아가 상제과 단군대황조와 자신이 세운 학교를 소개하였다. 그 내용으로는 먼저 소학교인 천설학교에서 청년을 양성하고, 해상·대륙보통학교에서 국민성을 계발하며, 중학교인 대동중학교에서 수치심과 원통심을 자각하고, 대학교인 4천여 년의 역사학교에서 각과 교육을 고루 발달시키면 신국민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무치생은 청년들이 신교육으로써 나라를 빼앗긴 수치심과 원통심을 깨닫고 역사를 배워 민족성을 계발하고 모두가 아골타 즉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서 단합하면 조상의 영예회복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하고서 꿈에서 깨어난다.
주요 요지는 다른 강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체적인 실력을 키우자는 ‘자강론’에 있다. 박은식은 자강의 방법으로 ‘교육’과 ‘민족단합’을 제안하였고, 단군으로부터 연면하게 이어온 ‘신교(神敎)’를 교육과 민족단합의 정점에 두었다. 한편 역사적으로 발해와 함께 잊었던 금나라 역사를 재발견하면서, 반도에 치우친 사관을 극복하는데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