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필 「매해파행도」는 조선 후기, 화원 김홍도가 바닷가 여인들의 생활 모습을 그린 풍속도이다. '매해파행'이란 ‘젓갈을 파는 할미’라는 뜻으로, 붉은 해가 막 떠오르고 있는 푸른 빛이 감도는 바다를 배경으로 젓갈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있는 노파와 광주리를 머리에 인 아낙네들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2017년 12월 7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림 제목 ‘매해파행(賣醢婆行)’이란 ‘젓갈을 팔러 다니는 할머니’라는 뜻이다. 그림 제목처럼 바다를 배경으로 젓갈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있는 노파와 함께 광주리를 머리에 인 아낙네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시장을 향해 가고 있는 듯하다.
낱폭의 족자 형태인 이 그림에는 강세황(姜世晃)의 글이 별지에 쓰여 그림 위에 붙어 있다. 글의 내용은 이 그림을 보고 쓴 감상인 듯한데, “내가 해변에 살아보아서 젓을 팔러다니는 노파들이 길을 가는 것을 많이 보았다. 어린아이를 업고 광주리를 이고 10여 명씩 떼를 지어 가는데 해변 하늘에 아침 해가 떠오르고 갈매기들이 다투어 날았다. 이러한 쓸쓸한 풍경은 또 붓끝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복잡한 도시의 먼지 속에서 이것을 보니 더욱 시골로 들어갈 생각이 나게 한다.” 강세황의 '쓸쓸한 풍경'이라는 화평(畵評)은 힘차게 물결치는 바다를 배경으로 앉아 있거나 날아가는 갈매기나 아낙네들의 경쾌하고 발랄한 분위기와 다소 거리가 있다.
이 그림은 김홍도가 그린 『행려풍속도(行旅風俗圖)』(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중 한 폭인 「매해파행(또는 어물장수)」과 흡사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행려풍속도』는 1778년(정조 2) 34세의 김홍도가 강희언(姜熙彦)의 집 담졸헌(澹拙軒)에서 그린 것으로, 산천을 유람하는 선비가 지방의 풍속을 취재하듯이 살펴보는 모습들이 해학적으로 묘사되었다.
각 폭의 그림에는 역시 강세황의 화평이 적혀 있다. 『행려풍속도』의 「매해파행」에도 “내가 일찍이 바닷가에 살 때, 아이를 업고 광주리를 인 십여 명의 젓갈 파는 아낙들이 무리를 지어 길을 가는 것을 보았다.” 라는 강세황 글이 쓰여 있다. 다만 두 그림의 배경이 약간 다른데, 국립중앙박물관본이 묵으로만 묘사되었는 데 비해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본은 푸른빛이 감도는 바다를 배경으로 붉은 해가 막 떠오르고 있으며 근경에 언덕 대신에 작은 나뭇가지가 묘사되어 있다.
인물 구성이나 철선묘의 묘법, 생동감 있는 얼굴 표정 등은 두 본의 그림이 유사하다.
이 작품은 김홍도의 풍속화 중 대표작 중 하나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근래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소장의 「매해파행」과 한 세트로 여겨지는 김홍도의 풍속도 족자 2점이 발굴되어 이 세 점의 관련성이 주목되고 있다. 2017년 12월 7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