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호평동유적은 20002001년 택지개발지구 내 기와가마터를 조사하던 중 구석기가 수습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시굴조사 후 20022004년까지 3차에 걸쳐 4개 지역으로 구분하여 발굴조사가 진행되었으며, 그 중 1지역은 전체 면적의 1/6만을 조사한 후 유적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현상 보존조치 하였다. 그 후 경춘선 철도 이설이 완료된 후 1지역 잔여 부지에 대한 추가 발굴이 2007~2008년에 이루어졌다.
유적은 북쪽의 천마산에서 남쪽의 백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지에 둘러싸여 있으며, 천마산에서 시작된 사능천이 한강의 지류인 왕숙천으로 유입되면서 발생하는 하천침식에 의해 형성된 분지 지형에 입지하고 있다. 분지 내 낮은 구릉 말단부에 자리한 유적 일대에는 주변의 높은 산지에서 기원한 모난 암편들과 니사질 토양이 뒤섞인 사면 퇴적물이 널리 분포하고 있다.
지층은 위에서부터 1지층: 표토 교란층 – 2지층: 각력질 암쇄류로 구성된 사면기원 퇴적층 – 3지층: 토양쐐기 구조가 발달한 암갈색 사질점토층(문화층) – 4지층: 각력질 암쇄류로 구성된 사면기원 퇴적층 – 5지층: 암석과 사질점토층이 혼재한 사면기원 퇴적층 – 6지층: 저습한 환경에서 형성된 담회청색 니사질층 – 7지층: 화강암질 편마암 풍화대로 구분된다. 이 중 3지층은 상부의 갈색 사질점토층(3a층, 2문화층)과 하부의 암갈색 사질점토층(3b층, 1문화층)으로 나뉘는데, 연대측정 결과 1문화층은 30,000±1,50027,500±300 BP, 2문화층은 24,100±20016,190±50 BP에 형성된 것으로 나왔다.
1, 2지역에서 출토된 1문화층 석기는 모두 3,168점이다. 돌감은 거의 대부분 맥석영(95.7%)이며, 기타 응회암·유문암·셰일·사암·처트·화강편마암·규암 등이다. 1문화층에서 흑요석은 출토되지 않으며, 석영 중심의 석기제작과 응회암을 이용한 돌날 제작이 주를 이룬다. 전체 석기 구성에서 돌조각(60.1%)과 격지(27.4%)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 외 몸돌·잔손질된 석기·자연돌·돌날·사용된 자연돌·돌날몸돌·몸돌석기(찍개·여러면석기 등) 순으로 많다. 잔손질된 석기(3.5%)는 긁개와 밀개가 주를 이루며, 홈날·슴베찌르개·톱니날·부리날 등으로 구성된다. 밀개는 대부분 석영제 격지나 돌조각을 몸체로 하였으며, 슴베찌르개는 모두 응회암과 유문암제 돌날로 제작되었다.
2문화층에서는 모두 10,201점의 석기가 출토되었는데, 돌감은 석영(68.9%), 혼펠스(15.8%), 흑요석(10.4%) 순으로 우세하다. 기타 유문암·규암·응회암·셰일·사암·처트·화산암 등 매우 다양하다. 1지역의 구역에 따라 집중 사용된 돌감에 차이가 있는데, A구역은 흑요석, B구역은 기타 돌감, 철도부지를 포함한 C구역은 석영과 혼펠스가 가장 많이 출토되었다. 흑요석과 혼펠스를 이용한 좀돌날 제작은 각각 A구역과 C구역을 중심으로 확인되며, 접합석기를 통한 복원이 가능하다.
전체 석기 구성에서 격지(49.9%)와 돌조각(34.1%)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 외 좀돌날·몸돌·잔손질된 석기·돌날·좀돌날몸돌·사용된 자갈돌·자연돌·몸돌석기(여러면석기) 순으로 많다. 잔손질된 석기(3.3%)는 긁개와 밀개가 주를 이루며, 홈날·쐐기(pièce esquillée)·뚜르개·새기개·톱니날·부리날·찌르개 등으로 구성된다. 밀개의 경우, 1문화층에서는 볼록날과 콧등날 밀개 위주였다면, 2문화층에서는 그 외에도 원형 밀개·돌날 밀개·손톱모양 밀개 등 종류가 보다 다양해지고 밀개-새기개 복합석기도 등장하는 특징이 있다.
호평동유적은 석영 중심의 석기제작과 응회암을 이용한 돌날석기 제작이 주를 이루는 1문화층, 석영 격지 제작과 흑요석 및 혼펠스를 이용한 좀돌날석기 제작이 중심인 2문화층이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는 대규모 후기구석기 유적이다. 따라서 후기구석기 이른 시기와 늦은 시기의 석기 변화상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