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육의 당면한 문제』는 해방 이후 우리말이 국어의 지위를 회복하면서 국어의 발전 방향이 다각도로 모색되는 시기에 저술되었다. 조윤제는 민족의 전통적 정신이 깃든 민족교육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국어교육의 교육상 지위’, ‘국어의 본질과 국어교육의 목표’, ‘국어 표기법과 한자 문제’ 등 국어교육 및 국어정책과 관련한 주제를 논하며 국어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다.
1책, 사륙판 138쪽, 1947년 6월 30일 문화당(文化堂) 발행.
조윤제는 “국어는 곧 우리의 생명이다.”라는 전제 아래 국어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데, 저자의 주장은 크게 ‘제1편 국어와 인접학과의 관계’, ‘제2편 국어의 교육’, ‘제3편 국자 문제(國字問題)’로 나뉘어 서술되어 있다. 각 부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어와 인접학과의 관계에서는 ‘국어와 교육’, ‘국어와 국문’, ‘국어와 한문’으로 나누어 국어교육과 국어정책에 대한 저자의 기본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전통적 조선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조선적 교육이 필요하고 이러한 민족교육은 국어 중심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국어교육의 교실이 국어 연구의 연구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국어교육은 국어와 국문(한글 문학의 의미까지 포함)을 한데 융합한 완전한 종합적인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문도 국어라는 인식 아래 “우리의 국어는 한문을 완전히 떠나서 국어만으로 독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교육 당국에서 추진한 한자폐지 정책을 비판하였다.
둘째, 국어의 교육에서는 ‘국어와 생활’, ‘국어의 힘’, ‘국어의 이해’, ‘국어의 표현’으로 나누어 국어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데, 국어교육의 방향은 “국어는 조선민족의 정신이 전체적으로 응결되어 있는 것이고, 국어를 말함은 곧 조선민족 정신의 움직임이다.”라는 언어관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러한 언어관에 따라 저자는 국어의 힘이 위대하고 그 힘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국어교육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가정과 학교에서 올바른 경어의 사용, 일본어의 근절, 표준어에 의한 국어생활 등을 강조한다. ‘국어의 이해와 표현’에 대한 교육 방향 또한 이러한 언어관에서 도출되는데, 저자는 국어의 이해 교육은 우리의 정신과 전통 곧 우리의 생명을 이해하는 데까지 이르도록 해야 하고, 국어의 표현 교육에서는 우리 생활 표현의 추향성(趨向性)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국어문법을 교육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셋째, 국자 문제에서는 ‘한자 문제’, ‘철자법 문제’, ‘횡서(橫書) 문제’를 논하였는데, 이는 당시 국어정책에서 가장 첨예한 문제들이었다. 이와 관련한 저자의 주장은 ‘한자폐지 주장에 맞서 국어에서의 한자의 위상을 인정한 것’, ‘형태주의 철자법의 난해함을 지적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음소주의 철자법으로의 전환을 요구한 것’, ‘횡서 즉 가로쓰기가 궁극적으로 풀어쓰기를 지향함으로써 모아쓰기라는 전통적인 한글 운용법에서 벗어난 것임을 비판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국어교육의 당면한 문제』는 해방 직후 혼란한 상황에서 국어교육과 국어정책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이와 관련한 논의를 심화하였다. 이 중 ‘한자 문제’, ‘철자법 문제’, ‘횡서 문제’ 등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당시 국어교육과 국어정책을 총괄했던 최현배의 견해와 대립하는 것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때 저자가 철저히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국어교육과 국어정책에 접근하였음에도 국수주의에 매몰되지 않은 것은 특별히 주목할 부분인데, 이러한 태도는 저자가 일관되게 전통과 관습을 중시하는 관점을 견지하면서 국어교육과 국어정책의 방향을 모색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