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107쪽, 가철본(假綴本)으로 간행되었다.
『쉬운 조선말본』은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최현배의 문법체계를 따라 쓴 문법서이다. 따라서 문법용어와 그 설명 방식이 최현배의 『우리말본』과 거의 같다. 다만 분량은 『우리말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데, 이를 보면 이 책이 『우리말본』을 요약하여 교육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목적으로 편찬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책의 구성은, ‘들어가는 말, 품사 분류(씨가름)에 대한 설명, 각 품사에 대한 설명, 접사(씨가지)에 대한 설명, 품사의 통용(씨의 몸바꿈)에 대한 설명, 문장(월)에 대한 설명, 우리말-한자말 견줌표’로 이루어졌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이 품사론에 대한 설명이다. 2장 ‘씨가름’에서는 최현배의 품사 분류 기준을 따라 ‘이름씨, 대이름씨, 셈씨, 움직씨, 어떻씨, 잡음씨, 어떤씨, 어찌씨, 느낌씨, 토씨’ 등 10품사를 제시하고 , 3∼12장까지 총 10장에 걸쳐 품사별 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14장 ‘씨가지’에서는 접사를 ‘머리가지(접두사), 허리가지(접요사), 발가지(접미사)’로 나누어 설명하였고, 15장 ‘씨의 몸바꿈’에서는 한 단어가 두 가지 이상의 품사로 쓰이는 품사의 통용 양상을 설명하고 있다. 16장 ‘월’에서는 월(문장)의 성분과 구조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 책에서 주목할 것 중 하나는 ‘우리말-한자말 견줌표’에서 우리말 문법용어와 한자어 문법용어를 비교해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우리말 문법용어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를 배려한 조치로 볼 수 있다.
해방 이후 우리말 문법 교육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현실에서 이 책은 당시 가장 권위 있는 문법서로 인정되던 최현배의 『우리말본』을 저본으로 한 문법서로 편찬되었다. 즉 이 책은 최현배의 문법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한 교육용 문법서였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문법교육적 관점에서 문법 연구 성과를 재구성한 시도의 하나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