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다례는 조선시대 사대부가 여성의 차 예절과 생활을 복원·정립하여 2002년 인천시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된 생활다례이다. 조선시대 사대부가에서는 여성들에게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한 차 예절을 가르쳤다. 손님들을 맞이하여 차와 다식을 대접한 후 배웅하기까지의 과정을 의례화한 차 문화가 규방다례이다. 규방다례는 차를 우려내는 데 절제된 다법이 수반되고, 연장자를 우선시하는 전통 예절이 어우러진 우리의 전통문화로, 차를 통해 사회 세대 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친구 간의 예의를 갖추게 하는 등 사회 교육의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의 차 문화는 고대 사회로부터 수용되어 전통문화로 자리매김하여 왔다. 성리학의 이념으로 건설되었던 조선시대의 사대부가에서는 여성들에게 ‘봉제사 접빈객(奉祭祀 接賓客)’의 중요성을 어려서부터 교육시켰으며, 접빈객을 위해서는 술과 차를 상비(常備)해야 할 음료로 생각하였다. 차는 손님들에 대한 최상의 대접이었으며, 맛있는 차를 우려내기 위한 다법과 예절이 형성되었다.
규방다례(閨房茶禮)는 사대부가의 여성들이 교류하면서 즐겼던 차 문화였으나 일제강점기 때 일본 다례의 침투로 인하여 그 명맥이 이어지지 못하였다. 1970년대 이후 한국 차 문화의 부흥을 위해 노력했던 이귀례가 이를 복원 · 정립하여 전승하였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 12월 23일에 인천시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되었다.
규방다례 보존회는 매년 5월에 차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10월에는 전국 인설 차 문화전을 통해 회원들의 전승 활동을 전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차 예절을 익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연말에는 정기 전승 공연을 통해 한 해 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대중에게 선보이는 등 규방다례에 내재된 예절 문화가 사회에 정착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교육과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규방다례는 초청된 손님을 대문에서 맞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어 규방으로 안내하여 절로써 정식으로 예를 표한 후 다실로 안내한다. 주인은 다실에 마련된 다담상에 손님들을 자리하게 한 후 다구가 마련된 곳으로 이동하여 정성스럽게 차를 우려낸다. 주인은 우려낸 차를 다반에 옮겨 담아 다담상으로 이동하여 연장자부터 찻잔을 올린다. 다구가 있는 자리로 돌아온 주인은 차를 음미한 후 목례로써 차를 드셔도 좋겠다는 뜻을 표한다. 이때 주인의 여식은 다식을 다반에 담아 손님들에게 이동하여 대접하고 주인은 두 번째 차를 준비한 후 다담상에 합석하여 차를 마시고 다식을 먹으며 다담을 즐긴다. 다담이 마무리되면 주인과 여식은 다식 그릇과 다구를 물려 원위치하고 손님들을 대문에까지 나가 배웅하는 것으로 규방다례는 마무리된다.
규방다례는 주인이 손님들을 맞이하여 배웅하기까지의 차 문화 생활을 의례화하였다. 손님을 대접하는 주인과 여식은 절제된 행동과 움직임을 바탕으로 차와 다식을 대접하고, 이 과정에서 항상 연장자를 우선시하는 등 전통 예절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규방다례는 생활 다례로써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규방 문화를 충실히 재현해 내고 있다. 다법의 전 과정에는 연장자에 대한 배려가 스며들어 있으며, 여성들의 절제된 움직임을 통하여 아름다운 맵시를 드러낼 뿐만 아니라 이를 자녀 교육의 기회로 활용한다. 규방다례는 차를 통해 세대 간의 단절을 극복하고, 친구 간의 예의와 올바른 소통을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우리의 전통문화이자 생활 속의 문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