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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용 다구
말차용 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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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끓여 마시는 데 필요한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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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차를 끓여 마시는 데 필요한 도구.
내용

다구는 실용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차실의 분위기를 고아하게 해주는 공예품이기도 하다. 언제부터 다구가 갖추어지기 시작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신라 경덕왕 때인 8세기 중엽의 고승 충담(忠談)은 앵통(櫻筒 : 양두나무로 만든 통) 속에 다구를 넣어서 다녔다고 하므로, 신라시대 야외에서 차를 끓여 마실 수 있을 정도의 다구가 갖추어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형태는 전해지지 않는다. 또, 신라의 대표적인 화랑 사선(四仙)이 차를 달이던 석지조(石池竈)가 고려 후기까지 강릉 경포대에 전해지고 있었다고 한다.

13세기 후반 이를 직접 보았던 법사 순암(順庵)의 설명에 의하면, 석지는 사방을 말[斗]처럼 모나게 다듬고 가운데를 확처럼 둥글게 파서 샘물을 담도록 된 것으로, 아래는 구멍이 뚫려서 물을 빼거나 괴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석조는 두 곳을 움푹 팠는데 둥글게 판 곳에는 밑에 바람이 통하는 구멍을 뚫어 불을 피울 수 있도록 하였고, 타원형으로 판 곳은 찻그릇을 씻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우리의 전통다구에 관한 단편적인 기록과 유물 등이 전하여지고 있으나,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형편이며 구체적인 기록도 없다. 차를 끓여 마시는 데 필요한 도구는 다음과 같다.

(1) 다마(茶磨) : 음다(飮茶)의 풍이 성행하였던 고려시대는 다구 또한 상당히 발달하여 고려청자의 발달에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이 시대는 말차(抹茶)가 성행하여 차를 가는 데 사용되는 맷돌인 다마가 있었다. 이는 성종이 손수 차를 맷돌에 갈았다는 기록, 이인로(李仁老)의 <승원다마 僧院茶磨>라는 제목의 시, 이규보(李奎報)가 다마를 선물받았던 사실과 지금도 개경에서 출토된 다마가 전해지고 있어 실증적인 자료가 되기도 한다.

(2) 풍로(風爐) : 불을 피우는 중요한 다구이다. 화로에는 은으로 만든 은로(銀爐)와 무쇠화로 등이 있었고, 풍로에는 흙으로 만든 전로(塼爐)와 곱돌로 만든 것 등이 있었다. 물론, 화로나 풍로 등이 다구로만 쓰였던 것은 아니다. 오늘날는 전열장치를 한 풍로나 가스, 혹은 커피포트 등이 널리 쓰이고 화로 등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화로에 숯불을 피워 물을 끓일 경우 숯을 담아두는 숯바구니·삼발·부손·부젓가락 등의 도구가 필요하다.

(3) 탕관(湯罐) : 물을 끓이는 다구를 탕관이라고 통칭하지만 그 종류는 많다. 즉, 그 형태에 따라 다리가 달린 솥인 다정(茶鼎), 다리가 없는 솥인 다부(茶釜), 주전자형의 철병(鐵甁) 등이 있다. 그 재료로는 금·은·동·자기 등이 있었다. 무쇠나 구리로 된 주전자를 쓸 경우는 녹이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금과 은으로 된 것은 지나치게 사치스럽다. 곱돌솥은 열의 전도가 늦지만 물이 쉽게 식지 않는 장점이 있다. 탕관은 물 끓는 소리가 맑은 것일수록 좋다. 오늘날 커피포트나 알루미늄주전자 등이 쓰이고, 보온병에 끓인 물을 보관하기도 하지만, 운치는 없는 편이다.

(4) 다관(茶罐) : 끓인 물과 잎차를 넣어 차를 우려내는 다구로 급수(急須)·차주(茶注)·주춘(注春)·차병(茶甁)·차호(茶壺)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재료에 따라 청자 및 백자 등의 자기로 된 것과 은이나 놋쇠 등으로 만든 것이 있다. 다관은 형태에 따라서 상파형(上把型)·후파형(後把型)·횡파형(橫把型)·보병형(寶甁型) 등으로 구별된다. 이것은 대개 손잡이의 형태에 의한 분류이다. 상파형은 손잡이가 위에 있어 주전자와 비슷하며, 손잡이가 고정된 것보다는 움직이게 된 것이 쓰기에 편리하다. 횡파형은 손잡이가 옆에 있는 형태이고 손잡이가 뒤에 달린 것은 후파형이며, 손잡이가 없는 것은 보병형이다. 일반적으로 다관은 공예성이 문제되지만, 실용적인 면에서는 뚜껑·주둥이, 거르는 곳 등에 주의하여야 한다. 차관을 사용할 때는 항상 안에 차 찌꺼기가 남지 않고 깨끗하게 하여야 한다.

(5) 숙우(熟盂) : 탕관에서 끓인 물을 옮겨 식히는 다구이다. 흔히 물식힘그릇이라고도 하는데, 대개 백자사발을 사용한다.

(6) 찻 잔 : 재료로 금·은·옥·도자기 등이 쓰이고, 형태에 따라 잔[盃]·주발[碗]·종지[鍾] 등으로 구분된다. 크기도 다양한데 차의 품질에 따라 달라진다. 색은 흰색이 좋은데, 그것은 차의 녹색을 더욱 선명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고려시대 금화오잔(金花烏盞)·비색소구(翡色小甌)·청자다완(靑磁茶碗) 등이 사용되었고, 조선시대는 백자가 사용되었다.

(7) 찻잔받침 : 찻잔을 받치는 데 쓰이는 다구로서, 차탁(茶托)이라고도 한다. 재료로는 도자기·은·주석·구리·나무·대나무 등이 쓰이고, 형태는 원형·타원형·배형 등이 있다.

(8) 다반(茶盤) : 찻잔 등을 담는 쟁반이다. 흔히 나무로 된 다반을 사용하고, 형태는 원형·타원형·사각형 등이 있고, 크기는 다양하다.

(9) 다정(茶亭) : 조선시대 왕이 식사 때 쓰던 다구이다. 은다관(銀茶罐)과 은찻종을 올려놓고 어좌(御坐)의 오른편에 놓았다.

(10) 찻숟가락(茶匙) : 찻통에 들어 있는 차를 떠서 다관이나 다완에 옮기는 다구로 차칙(茶則)이라고도 한다. 말차와 엽차에 따라 찻숟가락도 다르다. 말차에 사용하는 찻숟가락은 대나무·상아·은 등으로 찻가루를 뜰 수 있게 만들고, 엽차의 경우 대토막을 반으로 쪼갠 형태인데 화류나 대추나무 등으로 숟가락을 만들기도 한다.

(11) 차선(茶筅) : 찻사발에 찻가루를 넣고 탕수를 부은 다음, 이를 휘젓는 데 사용하는 말차용 다구로, 차전(茶筌)이라고도 한다. 흔히 대나무로 만드는데, 아주 잘고 가늘게 쪼개어 고기잡는 통발처럼 만든 작은 솔이다.

(12) 표주박 : 탕관에 물을 붓거나 끓는 물을 떠낼 때 사용하는 다구이다. 조그만 박을 쪼개어 사용하거나 대나무로 자루가 달린 작자(杓子)를 사용하기도 한다.

(13) 찻수건 : 찻잔 등을 닦는 데 쓰이며 차포(茶布)라고도 한다. 찻잔을 닦는 것과 다른 여러 다구를 닦는 것으로 구분하여 쓰는 것이 좋다. 무명베나 삼베 등으로 만든 찻수건을 2, 3매 갖추어두고 번갈아가며 쓰면 좋다.

(14) 찻 상 : 모든 다구를 거두어 진열하는 것을 구열(具列)이라고 하는데, 구열에는 상형(床型)과 가형(架型)이 있다. 나무나 대나무로 만든다. 고려 전기는 찻상에 다구를 진열하고 붉은 비단상보로 덮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15) 찻 통 : 차를 담아 보관하는 것으로, 차의 참다운 향기를 보존할 수 있도록 잘 밀봉하여야 한다. 재료는 은·주석·양철·자기 등이 쓰이는데, 용기가 크지 않은 것이 차의 보관에 좋다. 도자기류의 찻통은 뚜껑이 잘 밀폐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요즈음 흔히 이중 뚜껑을 갖춘 양철로 된 찻통이 쓰이고 있다.

(16) 물항아리 : 차를 달이는 데 쓸 물을 담아두는 그릇으로 중국에서는 수방(水方)이라고 한다. 나무로 만든 물통, 도자기로 된 항아리, 청동물항아리 등이 쓰였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고려청자물항아리가 소장되어 있고, 차인 최범술(崔凡述)은 동치 4년명(同治四年銘) 청동물항아리를 썼다. 옹기류의 항아리를 사용하여도 좋다.

(17) 개수통(改水筒) : 찻잔을 씻은 물이나 차 찌꺼기 등을 담는 그릇이다. 목재류·금속류·도자기류가 사용되고 원통형·항아리형 등의 형태가 있다.

참고문헌

『고려사』
『동문선』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고려도경』
『한국의 다도』(최범술, 보련각, 1975)
『현대인과 차』(최규용, 국제신문출판국, 1981)
『한국의 다문화』(김운학, 현암사, 1981)
『다도』(석성우, 한겨레출판사, 1981)
『우리차의 재조명』(최계원, 삼양출판사, 1983)
『다도학』(김명배, 학문사, 1984)
「한국다구에 관한 고찰」(홍순관, 홍익대학교석사학위논문, 1978)
집필자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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