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막걸리는 옥수수를 재료로 만든 발효주이다. 연변에서는 ‘감주’, 흑룡강성에서는 ‘탁주’라고 부르며, ‘막걸리’라는 용어는 아예 쓰지 않았다. 한때 조선족들이 전통 술인 ‘감주’를 기피해 고사 위기에 몰렸으나 최근 한국의 막걸리 붐이 일어나면서 기존의 ‘감주’ 대신 ‘막걸리’로 표기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2008년 길림성 투먼시가 무형문화유산(비물질문화유산)으로 ‘감주 빚기’를 지정할 때 ‘감주’ 대신 ‘막걸리’라는 명칭으로 등재하였다. 현재 조선족들은 가정에서 옥수수 막걸리를 만들지 않으며, 상점에서 구입해 마신다.
조선족이 술을 즐긴 사실은 장백부지부(長白府知府)가 1909년 편찬한 『장백회정록(長白滙征錄)』에도 적혀 있다. 중화민국 시기에는 감주(막걸리)를 비롯해 청주, 토주 등을 담가 먹었으며, 1926년 연변 지역 삼도구(지금의 화룡시)에는 400여 가구의 조선족이 살고 있었는데, 그 중 200여 호가 술을 팔았다고 한다. 이를 통해 당시 조선족들이 술을 얼마나 즐겼는지를 알 수 있다.
감주는 조선족들이 청량음료로 즐겨 마셨다. 중화민국 시기 윤화수는 『백두산행기』에서 “간도 농촌에서 자랑할 만한 것은 하절(夏節)에 감주라는 것이다. 이것은 거의 집집이 두고 청량제로 먹는 것이다. 우리 일행은 감주를 먹어 보자고 합의했다. 일거에 3배를 먹었더니만 만사태평춘(萬事太平春)이다. 그리고 냉렬한 맛은 용정에서 한 컵에 일금(一金) 15전 하는 아이스크림과는 바꾸지 아니하겠다.”라고 감주를 극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조선족이 가장 즐겨 먹는 술은 알콜 도수가 40도 정도되는 중국 ‘빼주(白酒)’와 ‘비주(맥주)’이다.
옥수수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옥수수를 물에 푹 불린 다음 맷돌에 갈아서 찜통에 찐 후 좋은 누룩과 엿기름을 잘 섞어 항아리에 넣고 발효시킨다. 술이 익는 동안 항아리를 들여다보면서 잘 삭혀지고 있는지 자주 확인하며, 일주일 정도 지나면 막걸리가 거의 발효된다. 술항아리 위의 상층에 뜬 액체는 청주로 마시고, 나머지 건더기들은 퍼내어 천으로 만든 주머니에 넣고 짜내 여과시키는데, 그것이 바로 막걸리이다. 막걸리의 양만큼 물을 섞은 후 다음날부터 마시면 된다.
조선족 속담에 “밥 먹기는 봄같이 하고 국 먹기는 여름같이 하며, 장 먹기는 가을처럼 하고 술 먹기는 겨울같이 하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술은 찬술이 좋다는 말이다. 현재 조선족의 술을 마시는 방식을 보면 중국 문화의 영향이 많이 나타난다. 우선 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시는 경우 밥 혹은 국수와 같은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음식들은 모두 올려 안주로 먹는다. 술 마시기가 다 끝난 뒤에야 주식을 올려 남은 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따라서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좁은 의미의 반주(飯酒)의 개념, 즉 밥을 먹으면서 곁들여 마시는 술이라는 개념은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주도(酒道)에 있어서도 손님들이 내방했을 경우 먼저 그 집의 가장이 손님들의 연령 등 사회적 지위의 순서에 따라 윗사람부터 차례로 술을 따라주는데, 상대방의 술잔을 가져다가 잔을 채워서 건네준다. 모든 사람들의 술잔을 채운 후 가장의 인사말과 함께 다 같이 잔을 부딪치며 건배를 한다. 그런데 요즘은 한국을 방문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잔을 마시고 권하는 풍속도 생겼다. 한편, 막걸리는 설 차례상에 올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