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어유해』에서는 군대어(裙帶魚)라 하고 한글로 ‘갈티’라고 하였다. 『자산어보』에도 군대어라 하고 속명을 갈치어(葛峙魚)라고 하였다. 또는 칼치·도어(刀魚)라고도 한다.
갈치란 이름은 형태가 칼과 같이 생긴 데에서 유래된 것으로, 정문기(鄭文基)는 신라시대에는 ‘칼’을 ‘갈’이라고 불렀으므로, 옛 신라 지역에서는 지금도 갈치라 부르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칼치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난호어목지』와 『임원십육지』에서는 가늘고 길어 칡의 넌출과 같으므로 갈치(葛侈)라 한다고 하였으나, 갈(葛)자는 차자(借字)로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학명은 Trichiurus lepturus L.이다.
갈치는 길이가 150㎝ 정도로 매우 길며 측편(側扁)하다. 비늘은 없고, 몸빛은 선명한 은백색이다. 아래턱이 돌출하고 있으며, 양턱과 구개골에는 크고 억센 이빨이 있다. 등지느러미는 하나로, 거의 등 전부에 걸쳐 있다. 배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는 없다.
비교적 원해성이나 산란기인 8, 9월경에는 얕은 곳으로 이동해 온다. 알은 부유성이고 연한 등색이다. 치어는 몸의 폭이 넓고 머리가 크며 띠 모양이 아니다.
갈치는 굶주리면 제 꼬리를 뜯어먹으며 같은 종의 꼬리를 잘라먹는 습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여러 곳에서 잡히며, 특히 서남해에서 많이 잡힌다.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경기도와 충청도에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충청도·강원도·경상도·전라도 지방에서 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갈치는 옛날부터 많이 잡히는 다획성 대중어로 우리 민족이 즐겨 먹어온 바닷물고기이다. 『난호어목지』에서도 갈치는 염건하여 서울로 보내는데, 맛이 좋을 뿐 아니라 값이 싸다고 하였다. 『한국수산지』에 의하면 모심기를 할 때 가장 많이 소비된다고 한다.
생선을 그대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먹기도 하였으나, 주로 구이나 조림으로 먹는데, 경상도 지방에서는 국을 끓이기도 한다.
1997년의 어획고는 원양어업으로 11,567t을, 연안어업으로 67,170t을 올렸다. 최근에 이와 같이 많이 잡히는 것은 어장이 확대되고 어획기술이 발달한 결과이며, 연안의 갈치자원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