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10수로 된 연시조이다. 1871년(고종 8)에 간행된 작자의 문집 『옥경헌유고(玉鏡軒遺稿)』 권3에 ‘가사(歌詞)’라고 하여 수록되어 있다.
장복겸은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남원 출신으로 호는 옥경헌(玉鏡軒), 자는 익재(益哉)이다. 향리인 고산과 서호에서 불고정(不孤亭)과 옥경헌이라는 정자를 짓고 생활하였다. 「고산별곡」 10수는 이 누정이 있는 고산과 서호의 자연경관 속에서 창작되었다.
시국 걱정과 세상의 속됨을 근심하는 마음을 노래하였는데, 그는 이 작품을 달 밝고 바람이 맑은 밤이나 꽃피고 주연이 무르익은 때 동자들을 시켜 노래하게 하였다고 한다.
번거로운 세상일을 멀리하고 자연 속에서 시와 술을 벗 삼아 지내던 풍류생활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다.
제1수는 자연 속에서 시름을 잊고자 하는 취흥을, 제2수는 인사(人事)를 잊고 시주(詩酒)를 즐기는 생활, 제3수는 세로(世路)를 등지고 술과 거문고로 평생을 소일하고자 하는 마음, 제4수는 불고정에서 고결한 생활을 하며 시비를 멀리하고자 하는 마음, 제5수는 옥경헌과 불고정에서의 풍류, 제6수는 물 · 산 · 달과 함께 술을 즐기던 취흥, 제7수는 술과 글을 벗 삼아 지내던 옥경헌의 평생 행장, 제8수는 우환을 잊고 술로 벗과 함께 노닐던 취흥, 제9수는 지음지우(知音之友: 자기의 마음을 아는 친한 벗) 없음을 아쉬워하며 달을 벗하던 풍류, 제10수는 술과 음악을 즐기며 연구(聯句)를 짓던 풍류 등을 노래하였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 양반시조에서 많이 보이는, 자연에 묻힌 생활을 노래한 강호가(江湖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자연을 흥취대상으로 인식하였던 자연관이 드러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