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동고분은 마을 동북쪽 해발 205m의 서열봉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능선의 남서사면 구릉 중하단부에 위치해 있는데, 1975년경 공주사범대학박물관에서 발굴 조사하였다.
고분의 널방은 길이 1.65m, 너비 0.55m, 높이 0.60m의 규모로 네 벽을 크고 작은 깬돌으로 세단 내지 네단을 쌓고 그 위에 파괴된 벽돌을 사용하여 수평을 맞춘 뒤 큰 판석 네개로 뚜껑을 덮었다.
바닥면에는 별다른 시설 없이 독〔甕棺〕4개를 나란히 안치하고 그 아래 좌우에 굄돌을 놓아 고정시켰다. 산의 정상쪽인 북벽을 향하고 있는 독의 아가리는 그 위를 토기조각으로 덮었다.
사용된 독 가운데 두 개는 몸통이 난형(卵形)이며, 두 개는 구형(球形)이고 빗문살무늬〔斜格文〕·삿무늬〔繩蓆文〕 등이 시문된 토기이다. 아가리는 파손되어 있었는데 납골(納骨)의 편의상 인위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가족공동묘로 추측된다.
봉정동고분은 1기만 수습 조사되었기 때문에 고분군 전체의 구체적인 정황을 알 수 없다. 다만 이 고분은 돌방무덤과 독이 결합된 돌방독무덤〔石室甕棺墓〕으로서 희귀한 양식의 백제고분이다. 인근의 웅진동고분군의 존재로 미루어볼 때 다양한 백제시대 고분군이 분포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백제 두 번째 수도였던 공주를 중심으로 외곽지대에 조성된 백제고분의 분포상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