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옥전 ()

김진옥전
김진옥전
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목차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내용

1책. 국문필사본·활자본. 50여 종의 필사본이 현존하고 있으며, 국문활자본으로도 1916년 덕흥서림을 비롯하여 1917년 박문서관, 1920년 대창서원, 보급서원, 1929년 태화서관 등에서 발행한 것이 있다.

내용은 천상세계에서 죄를 지은 선관선녀(仙官仙女)가 인간세상으로 쫓겨와서 갖은 고초 끝에 서로 만나지만, 다시 오랜 역경을 치른 뒤 행복을 찾아 영화를 누리다가 삶을 마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이른바 영웅소설이면서 적강소설(謫降小說)에 해당한다.

명나라 청주땅에 명문의 후예로서 벼슬이 이부상서에 이른 김시광(金時光)이라는 선비가 늦도록 자식이 없어 근심한다. 부인 여씨(呂氏)가 운산(雲山) 화주암(化主庵)에 소원을 빌어 외아들 진옥(振玉)을 낳는다. 전생에 옥황상제의 향안(香案) 앞에서 심부름하는 동자로서 선녀와 희롱한 죄로 이 세상에 쫓겨왔다.

진옥의 아버지 김공은 황성에서 고향으로 오는 도중에 중원땅을 침략한 선우족(單于族)에게 사로잡혀 외딴섬에 버려지게 된다. 고향에 있던 여부인은 진옥을 공부시키기 위하여 운산 화주암으로 보내놓고 난리를 만나 피란(避亂)하다가 불시암(佛侍庵)에 가서 화원(化源)이라는 중이 된다.

한편 진옥은 무사히 피란을 하고 고향으로 갔으나, 부모의 소식을 알 길이 없었다. 이때 진옥은 화산도사(華山道士)를 만나 무예와 학문을 익히고 산에서 내려오던 도중에 한 늙은 중을 만나 앞날에 대한 암시와 예언을 들었다. 유승상(柳丞相)의 딸 난영을 찾아가 인연을 맺고, 후일을 약속한 뒤 황성으로 돌아온다.

진옥이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하고 한림학사가 되니, 천자는 진옥을 자기 사위로 삼으려고 한다. 이 때 진옥은 유승상의 딸과 약혼하였음을 밝히고 유승상을 찾아간다. 난영은 진옥과 인연을 맺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고민하던 끝에 병이 들어 중태에 빠진다.

죽음에 임한 난영이 비로소 진옥과 인연을 맺었음을 부모에게 고백하자, 유승상은 크게 분노하며 딸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미 혼인을 약속한 박생(朴生)과의 혼인은 깨뜨릴 수 없다고 한다. 유소저가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를 쓰자 청조(靑鳥)가 날아와 진옥에게 전한다.

진옥은 천자에게 청조가 전한 편지를 보이며 공주와의 혼인을 거절한다. 이에 천자는 유승상을 부르는데, 유승상이 약혼할 일이 없다고 하자 진옥을 처벌하려 한다. 이 때, 유승상의 부인은 자기와 이종간인 황태후에게 편지를 내고, 천자를 움직여 진옥과의 혼사를 성취시켜 달라고 한다. 황태후의 주선으로 결국 진옥과 유소저는 혼인하게 된다.

선우족이 다시 침범하자, 진옥이 대원수(大元帥)가 되어 출전하였는데 항복을 받고 회군하는 길에 절도(絶島)에서 뜻밖에도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김원수는 아버지와 함께 배를 타고 나오다가 용왕이 보낸 사자를 따라 용궁으로 들어간다. 김원수는 용왕의 부탁을 받고 용궁을 습격한 적군을 격파해 준다.

김원수가 회군하다가 행방불명이 되고 소식이 없자, 무양공주(武陽公主)는 김원수와 혼인하지 못한 것을 분하게 여기던 차에 이 소식을 듣고 천자에게 참소한다. 이에 천자는 유승상을 파면시키고, 유부인은 옥에 가두고, 진옥의 아들 애운(愛雲)은 강물에 버리라고 한다.

용왕의 도움으로 이통판(李通判)이 애운을 구해 주고 애운은 그의 집으로 가서 자라게 된다. 4년이 지나도 김원수가 돌아오지 않자, 천자는 간신들의 말을 들어 유부인을 죽이려 한다. 김원수는 많은 보물을 가지고 돌아오는데, 화산도사가 꿈속에 나타나서 유부인의 위급함을 알려준다.

이에 김원수는 아버지를 뒤에 오게 하고 황성으로 달려가서 처형 직전의 유부인을 구출한다.

의의와 평가

이 소설은 전반부에서는 남녀 주인공들의 결연담을, 후반부에서는 남주인공의 무용담을 다루고 있다. 혼인에 있어서 부모보다는 자식의 의지가, 그리고 임금보다는 신하의 의지가 끝내 승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혼사의 갈등으로 임금과 신하가 대결하는 모습도 특이한 점이다. 유교·불교·도교·민간신앙 사상이 융합되어 나타나는 점에서 이 작품 역시 다른 소설과 다를 바가 없다.

선관선녀의 신분으로 천상세계에서 살던 존재가 어떤 실수나 죄를 저지름으로써 지상세계로 쫓겨와 유배의 삶을 사는 것, 이른바 적강소설의 죄목 가운데 가장 보편적인 것은 남녀가 서로 희롱한 죄, 즉 남녀상희죄(男女相戱罪)이다. 「김진옥전」도 바로 남녀상희죄에 의하여 지상세계로 유배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작품의 경우, 적강 이후에 받는 벌이 서로 비슷한 것이 일반적이다. 즉, 적강한 남녀는 인간세상에서도 서로 정을 통하고, 그 정을 가로막는 장애 때문에 서로 고통을 겪는다.

그런데 「김진옥전」에 있어서 진옥은 효자로서의 고통과 신하로서의 고통을 겪고, 유소저의 경우는 열녀로서의 고통을 겪는 것이 특징이다. 천상세계에서 죄를 지은 대가로 지상세계에서 고통을 겪는다는 면에서는 적강소설로서 생생한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한국소설의 구조와 실상』(성현경, 영남대학교출판부, 1981)
『이조시대소설론』(김기동, 정연사,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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