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구멍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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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까치구멍집 후면
안동 까치구멍집 후면
주생활
개념
지붕 용마루의 양쪽 합각에 둥근 구멍이 있는 건축물.
내용 요약

까치구멍집은 지붕 용마루의 양쪽 합각에 둥근 구멍이 있는 건축물이다. 공기의 유통을 위하여 지붕에 낸 둥근 구멍이 까치둥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경상북도 지방에서 쓰는 명칭인데 이 지역에 까치구멍집이 많다. 까치구멍집은 그 형태가 구(口) 자 형으로 폐쇄형 가옥이다. 대문만 닫으면 외부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 또 눈이 많이 와도 집안에서 생활할 수 있는 구조이다. 한편 까치구멍집은 겹집의 특색을 가지며, 평면은 전(田) 자 형으로 배치한다. 삼척 등의 겹집들도 까치구멍집과 비슷하지만 보통 너와집이라고 따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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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지붕 용마루의 양쪽 합각에 둥근 구멍이 있는 건축물.
내용

공기의 유통을 위하여 낸 둥근 구멍이 까치둥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 구멍이 있는 집을 까치구멍집이라 부른다. 까치구멍집이라는 말은 주로 경상북도지방에서 쓰는 말인데, 다른 지역에 비해서 이런 유형의 집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런 형태의 집은 태백산맥 일대에 분포되어 있다. 특히 안동 · 영양 · 청송 · 영덕 · 울진 · 봉화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데, 일종의 겹집 모양으로 구(□)자형의 집이 축약된 듯한 폐쇄형 가옥이다. 즉, 대문만 닫으면 외적의 침입이나 맹수의 공격을 막을 수 있고, 눈이 많이 와서 길이 막혀도 집안에서 모든 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이다.

까치구멍집의 평면은 겹집의 특색을 가지고 있으며, 입면에서도 주1의 차용, 가구(架構)나 천장의 처리, 까치구멍의 설치 등 독특한 성격을 구현하고 있다. 평면은 겹집의 특색에 따라 전(田)자형으로 배치하면서도 변화를 주었다.

즉, 두 줄의 방 다음에 같은 넓이 정도의 마루를 깔고 다시 방 두 칸을 잇대는 구성을 하여 거실과 같은 공간을 하나 더 꾸몄다. 또, 겹집에서는 전자형의 방이 있고, 이어 정주가 있으며 부엌이 있는 것이 보편적이다. 까치구멍집에서는 정방형의 넓이를 아홉 구역으로 나눈 정(井)자형처럼 구획되어 각각의 기능을 지니도록 된 것이 특징이다.

대문은 전면의 중앙부분에 설치되어 있는데, 보통 널판문으로 되어 있으며 안쪽에서 개폐하게 되어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자형의 중앙 맨 앞에 해당하는 마당이 있다. 여기를 봉당이라 부르기도 하고 안마당 또는 바당이라 부르기도 한다.

마당의 왼쪽칸은 외양간으로, 마당과의 경계에 먹이를 주는 구유가 한 칸 간격의 절반쯤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터져 있어 마당과 외양간과는 막힘이 없다. 구유는 가는 기둥에 의지하여 설치하기도 하고 지겟다리처럼 만들어 받쳐놓기도 한다.

외양간과 면한 방 앞에는 아궁이를 설치하고 큼직한 무쇠솥 하나를 건다. 아궁이는 마당 쪽으로 비스듬히 열리도록 하여 쇠죽도 끓이고 다른 용도로도 쓴다. 여기에서 땐 불이 마루 왼쪽편 방 두 칸을 따뜻하게 만든다. 마당의 오른쪽 한 칸 구획은 부엌으로, 부뚜막은 안방 벽 아래에 설치한다.

마당과 부엌 사이에 부뚜막 넓이만큼 벽이 설치되는데, 더러는 부뚜막보다 약간 넓게 설치되기도 한다. 이 벽체의 일부분에 구멍을 뚫어 주2를 마련한다. 이것은 지표에서 석자 가량 떨어진 곳에 맞창을 내고, 기왓장 같은 것을 주워다 토벽에 얹어 바닥을 삼고, 거기에 관솔불을 지펴 조명과 불씨를 간수하는 것이다.

이렇게 마당 쪽으로 면한 부엌의 벽은 반쪽벽으로 되어 있고, 부엌의 바닥높이도 마당과 같아서 마당에서의 출입이 자유롭다. 부엌의 동쪽벽은 토벽으로 되어 있으며, 여기에 문짝을 달아 장독대와 부속건물로 출입할 수 있게 하고, 부뚜막 쪽에는 살창을 단다.

부엌의 남쪽벽은 처마 아래의 벽체를 약 반 칸 정도의 넓이로 퇴축하여 평상이나 조리대 · 찬장 등을 설치한다. 대문의 좌우벽과 외양간 · 부엌의 바깥벽은 판재로 꾸민 판벽이다. 지금은 볼 수 없으나 옛날에는 지금의 판벽 대신 통나무로 말을 짠 듯한 주3의 벽체구성법이 채택되었다고 한다.

마당에서 디딤돌을 딛고 올라서면 마루가 된다. 마루는 보통 좌우방의 전면벽이 설치된 구획선에 맞추어 끝나는데, 마루 끝이 조금 더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보통 마루 끝은 부엌쪽 간벽에 의지하고 외양간 쪽 가마솥을 감싸듯 튀어나온다. 가마솥과 마루의 경계를 분명히 하기 위하여 간벽을 설치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마루 끝이 앞으로 튀어나온 이유 중에는 외양간 위쪽에 만들어진 다락을 오르내리기 쉽게 하기 위한 것도 있다. 또, 대문의 인방 높이쯤에서 수장을 지르고 고미천장을 구성하여 다락을 꾸미는데, 이것은 더그매의 공간을 이용하려는 의도이다.

다락출입문은 넉살창살처럼 울거미에 설치한 여닫이문에 창호지를 바르는데, 열면 문이 되고 닫으면 조명이 되는 창의 구실을 한다. 마루와 다락 사이에는 석자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다리를 설치한다. 사다리는 자리를 차지하지 않도록 마루 끝에서 수직으로 세워 다락출입문에 걸친다. 보통은 통나무에 발 디딜 자리를 깎아 만든 것을 설치한다.

외양간과의 사이에 간벽이 있는 집은 사다리가 벽체에 연결되나 벽체가 없는 집은 허공에 외따로 있어서 마치 마루 끝에 세운 간주처럼 보인다. 마루는 보통 두꺼운 청판을 끼운 우물마루이나 우물의 중간이 넓어서 장마루처럼 보이기 쉽다. 이 마루는 뒷벽까지 계속된다.

뒷벽도 역시 판벽으로 그 중앙에 문얼굴을 내고 작은 판문짝을 분합으로 달아서 열면 후원이 내다보일 뿐만 아니라, 볼일이 있으면 그리로 나다닐 수 있다. 이 문짝의 위쪽에 광창과 같은 구멍을 내어 채광과 배기의 효과를 꾀하기도 한다.

마루 좌우에는 각각 두 칸의 방이 있는데, 부엌에 이어진 방은 상방이라 불린다. 상방은 안방이라는 뜻으로, 보통 전체의 9분의 1에 해당하는 넓이지만, 때로는 반 칸쯤 더 크게 차지하기도 한다. 이 때는 상방의 다음 칸 방을 그만큼 축소시킨다. 이 방은 곡식을 담는 용기를 비롯한 일용의 세간살이들을 수장하는 내고인 셈인데 도장방으로 불린다. 도장방의 바닥은 흙바닥이거나 마룻바닥이 되고, 벽도 보통은 판벽이 된다.

안방의 마루 건너 맞은편, 즉 외양간에 이어지는 방은 사랑방으로 한 칸의 넓이를 차지한다. 이 방은 남자들이 거처하는 방으로 바깥벽 쪽에 봉창을 내거나 여닫을 수 있는 문짝을 단다. 바닥은 구들을 설치하고, 외양간 가마솥 아궁이에서 지피는 불로 난방을 한다.

사랑방에 이웃한 윗방, 즉 도장방의 마루 건너 맞은편 방도 보통 구들로 꾸며진다. 이 방은 식구가 많은 집에서는 기거하는 방이 되고, 그렇지 않은 집에서는 신주를 모셔 가묘의 구실을 한다. 북쪽벽에 중방을 드리고 그것에 의지하여 판재로 된 설비를 하고 신주를 모신다. 방마다 마루에 면한 벽면에는 문얼굴을 내고 띠살무늬의 문짝을 다는데, 방의 성격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

사람이 사는 방의 문은 크고, 도장방의 문은 그보다 작다. 문짝은 보통 외짝이나 큰 집에서는 안방문을 분합문으로 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는 드물다. 방과 부엌은 고미천장으로 정리되는데, 방과 부엌쪽에서 보면 평천장이다. 마루에서 보면 평천장 위의 더그매가 삼각형의 공간을 이루고 있어, 여기에 필요 없는 물건들을 올려놓을 수 있다.

삼량(三樑)이나 오량으로 이루어지는데, 가구법에는 특색이 있다. 즉, 평면이 정방형에 가깝고, 아홉칸으로 구획되는 데에 따라 기둥이 서 있기 때문에, 기둥머리에 결구되는 주4가 도리도 되고 들보가 되기도 하는 구조를 보인다.

기둥머리의 수장재는 마루 위로 건너지르는 것만 빠졌을 뿐 기둥마다 걸려 있으므로 어디서 보나 수장재는 횡가(橫架)로 되어 있다. 즉, 마루에서 외양간과 부엌을 건너지르는 수장재가 있고, 방 사이에 있는 중앙기둥의 머리에서 건너질러야만 될 것 같은데 생략된 것이다.

이들 수장재(창방 · 도리 · 보의 구실을 하므로 다른 이름을 붙이기가 어려움.)에 의지하여 고미천장이 이루어지고 중대공이나 마루대공이 세워지는데, 오량집에서는 작은 보가 따로 설치된다. 가구에 따라 서까래가 걸리면서 주5이 구성된다. 보통 앙토하지 않아서 서까래 사이의 산자가 다 드러나 보인다.

평면이 네모반듯한 형태에 가까워서 지붕 구성이 어렵지만 팔작지붕의 구성법에 따라 꾸민다. 따라서, 자연히 합각에 해당하는 자리에 공격이 생겨 까치구멍을 만드는 것이다. 지붕은 이엉을 잇는 초가지붕이 대부분이나 너와를 잇는 수도 있다.

까치구멍집은 산곡간에 자리잡고 있어서 집 짓는 재목의 취득이 비교적 용이하다. 따라서 알맞은 나무를 골라 베어다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사용된 재목들이 튼실하고 후하다. 벽체를 구성하는 아랫도리는 물론 가구하는 목재들도 굵직하여서 여유가 있다.

삼척 · 통리 · 황지 · 정선 지역의 겹집들도 까치구멍집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보통 너와집이라고 따로 불리므로 이와 구분하여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참고문헌

『한국의 살림집』(신영훈, 열화당, 1983)
『한국주택건축』(주남철, 일지사, 1980)
주석
주1

지붕과 천장 사이의 빈 공간. 우리말샘

주2

나무로 만든 등잔걸이. ⇒규범 표기는 ‘광명두’이다. 우리말샘

주3

큰 통나무를 ‘井’ 자 모양으로 귀를 맞추어 층층이 얹고 그 틈을 흙으로 메워 지은 집. 우리말샘

주4

건축물의 내부나 외부에 노출되어 집을 아름답게 꾸미는 재료. 우리말샘

주5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난 천장.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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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신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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