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5년(영조 41년)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210㎝, 가로 156㎝. 조선 후기의 지장보살화 중에서 비교적 간단한 구성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지장보살과 도명존자(道明尊者)·무독귀왕(無毒鬼王) 및 사보살(四菩薩)만이 표현되었다.
중앙에는 승려의 형상을 한 지장보살이 화려한 꽃무늬가 있는 광배를 두르고 연화대좌 위에 반가(半跏)하고 있다. 옅은 살색의 얼굴은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우나 원만한 모습이다. 활모양의 눈썹, 가는 눈, 조그만 입 등의 표현이 섬세하여 지장보살이 지니는 자비의 미를 잘 풍겨 주고 있다.
붉은색의 가사에는 범어사 지장보살도(1742년)와 마찬가지로 청색의 격자 무늬[格子文]가 있다. 그리고 가장자리에 잔잔한 운당초문(雲唐草文)을 둘렀다. 그래서 본존 신광 안의 국당초문(菊唐草文)과 함께 약간은 번잡스러우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준다. 또한, 이러한 초문은 연화를 내려 밟고 있는 왼쪽 무릎의 보낭(寶囊)에도 표현되었다.
보통 지장보살의 주요 협시(脇侍)로서 강조되어 그려지는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은 이 그림의 경우 상당히 축소되어 나타난다. 대신 좌우 2구씩의 보살이 크고 자세하게 그려졌다. 오히려 도명존자와 무독귀왕보다도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원래 지장보살도에 표현되는 보살은 육도(六道)를 의미하는 관음(觀音)·용수(龍樹)·다라니(陀羅尼)·상비(常悲)·지지(持地)·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여기서는 생략되어 사보살만이 표현된 것 같다.
눈에 띄는 점은 도명존자가 도명이 지장보살의 대표적인 지물(持物)의 하나인 석장(錫杖 : 중이 짚는 지팡이)을 대신 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도상은 고려시대 작품에서도 많이 표현되었다. 그래서 베를린 동아시아박물관 소장 지장보살도를 비롯하여 일본 세이카도(靜嘉堂) 문고 소장 지장보살도, 일본 엔가쿠지(圓覺寺) 소장 지장보살도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색상은 붉은색과 녹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인물들 사이에 황색의 상서로운 구름을 배치하여 부드러움을 더해 주고 있다. 반면에 윗부분은 검은색으로 하늘을 표현하여 비현실감을 주는 동시에 종교적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 밖에도 지장보살의 가사라든가 무독귀왕의 옷에 밝은 청색이 사용되는 등 다양한 색채 구성을 보여 준다.
그림 아랫부분에는 좌우로 공간을 마련하여 화기를 적었다. 내용에 의하면 화사 사훈(社訓)이 건륭 30년(1765년) 5월 18일 대구의 동산암(洞山庵)에서 조성하여 북지장사에 봉안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