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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갗이 희어 보이도록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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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살갗이 희어 보이도록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
내용

백분(白粉)과 색분(色粉)으로 대별되며, 분말·고형·액상 등 여러 가지 형상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흰 가루인 백분을 가리킨다. 분은 향료 다음으로 역사가 유구하며, 또 가장 널리 사용된 화장품으로 중국의 하(夏)나라 때 사용된 기록이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언제부터 분이 사용되었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용되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고구려 쌍영총(雙楹塚) 연도동벽(羨道東壁) 벽화에 보이는 4명의 여인은 남자와 달리 모두 얼굴이 흰데, 이것은 분을 발랐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692년에 일본에서 연분(鉛粉)을 만든 승려가 신라 출신이었다.

이로 미루어, 신라에서는 그 이전부터 분을 사용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도경 高麗圖經≫에는 고려 귀부인들이 연지는 하지 않아도 분치장은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에도 피부를 하얗게 보이도록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이 이용되었다.

분은 글자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쌀[米]을 가루[分]낸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쌀로만 만들지 않고 쌀과 서속을 3 : 2로 배합하여 만들었다. 이 밖에 분을 만드는 재료로는 활석(滑石)·백토(白土)·황토(黃土)·조개껍질 등이 쓰였는데, 분꽃 씨앗이 가장 많이 이용되었다.

분꽃은 1년생 꽃나무로서, 재배하기가 쉽고 채취한 씨앗으로 분을 만들기가 쉽다. 즉, 분꽃의 영근 씨를 말려 절구에 찧거나 맷돌에 갈아 체에 치면 쉽게 만들 수 있었으므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집 주변에 분꽃을 심어 자가제조하였다.

그런데 이 백분은 재료를 구하기 쉽고 제조 방법이 단순한 장점이 있는 반면에 부착력이 약하여 사용하기가 지극히 번거로운 단점이 있었다.

백분 화장을 하려면 분을 바르기 전에 먼저 안면의 솜털을 족집게로 뽑거나, 실면도로써 솜털을 제거하였다. 그 다음 분을 사용할 만큼 접시에 덜고 적당량의 물을 부어 액체 상태로 곱게 반죽하여 얼굴에 펴 발랐다. 이렇게 바른 백분이 건조하는 데는 약 20분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며, 이 동안은 반듯이 누워 있어야만 했다.

수면 중에는 피지의 분비가 왕성하여 분이 잘 부착되기 때문에 잠을 자면 화장효과가 더욱 좋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화장이 곱고 깨끗하게 마무리된 예는 드문 편이었다.

이와 같이 분화장의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웠기 때문에 기생·궁녀·광대 등의 직업인과, 의식(儀式)에 참석하기 위하여 화장하는 경우 이외에 여염집 여자들이 화장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또한, 분화장을 하는 경우에도 단지 분첩에 백분을 묻혀 토닥거리는 정도로 하거나, 백분을 물에 풀어 세수를 하는 정도였다. 백분 화장에 이용되는 도구로는 분을 담아 두는 분합 이외에 물을 반죽하는 접시·분물통·헝겊으로 둥글게 만든 분첩 등이 있었다. 백분에 납[鉛]이 가미되면 부착력이 우수해지고 잘 퍼진다.

이것이 연분인데 신라의 한 승려가 일본에서 제조한 사실로 미루어, 신라에서도 이용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연분은 장기간 반복 사용하면 땀구멍이 커지고 얼굴색이 변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연분은 1930년대에 사용이 금지되기 전까지 세계 각국에서 널리 쓰였다.

특히, 개화기 때에는 이 연분이 박가분·서가분·장가분·서울분·설화분 등의 상표로 시판되었다. 오늘날에는 백분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액상이나 고형상태의 색분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참고문헌

『후한서(後漢書)』
『수서(隋書)』
『화한삼재도회(和漢三才圖會)』
『멋 5000년』(전완길, 교문사, 1980)
『한국화장문화사』(전완길, 열화당,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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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전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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