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65.5㎝, 가로 194㎝. 19세기 중엽 이후 경기 지역 감로왕도의 전형적인 도상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흥국사 감로왕도의 도상을 충실하게 계승한 작품이다.
다만 상단의 칠불(七佛)이 흥국사본보다 조금 위로 올라가 표현되어 칠불과 화면 사이의 공간이 거의 없어진 것이 다를 뿐 그 외의 도상은 동일하다. 그렇지만 채색 기법이 흥국사본과 사뭇 달라 다소 이질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상단에는 7여래가 합장을 한 채 정면을 향하여 나란히 서 있다. 이들 좌우로 아미타삼존 일행과 지장삼존(지장보살·도명존자·무독귀왕) 및 인로왕보살이 내영하는 모습이 짙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묘사되었다.
7여래의 바로 아래로는 삼신불번(三身佛幡)을 늘어뜨리고 공양물을 기득 배열한 제단이 설치되었다. 그 아래에는 재 지낼 준비를 하며 머리에 공양물을 가득 이고 제단을 향하여 나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제단의 우측에는 흰 천막을 치고 스님들이 나란히 모여 앉아 독경을 하고 있다. 그 앞에서는 작법승들이 승무를 추고 큰 북과 바라 등을 두드리며 의식을 집전하는 모습이 보인다. 제단 아래쪽에는 합장을 한 아귀가 서로 마주 보면서 꿇어앉아 있다. 아귀의 좌우로 하단의 다양한 장면들이 전개되어 있다.
하단은 청록 산수 기법으로 짙게 묘사된 산악과 수목에 의해 분리된 화면 속에 묘사되었다. 전쟁 장면, 지옥의 심판 장면, 무당의 굿 장면, 사람들이 다투는 장면, 광대가 줄을 타는 장면, 술 마시는 장면 등 세속의 다양한 모습들이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 작품은 녹색과 적색을 주조색으로 하면서도 인물 표현에 있어 호분(湖粉 : 흰 가루)을 많이 사용하였다. 그리고 화면의 배경을 황토색으로 처리하여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이와 함께 스님들의 악기와 공양구의 금색이 환한 회색 바닥과 어울려 밝은 색감을 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