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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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문자
개념
듣는 이나 제3자를 아주 얕잡아 보고 경멸하여 사용하는 특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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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듣는 이나 제3자를 아주 얕잡아 보고 경멸하여 사용하는 특수어.
내용

품격이 낮은 상스러운 말이라는 의미로 상말이라고도 하며, 남을 하대(下待)하여 쓰기 때문에 하대어라고도 한다. 속어(俗語)와 구별하기 힘드나 속어보다 더 비천하고 야비한 어감을 느끼게 하며, 욕설에 가까운 것도 있다.

그리고 때로는 평어(平語)로 쓰이는 말이 문맥에 따라 비어로 쓰이는 수가 있다. 국어의 모든 어휘에 비어가 발달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명사 특히 신체관계 어휘, 가족호칭 등과 일부 동사에 비어가 발달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15세기에 평어로 쓰이던 ‘놈, 겨집, 갓나ᄒᆡ’ 등이 17세기에는 비어로 쓰인 예도 있다. <흥부전>에도 ‘대가리, 주둥이, 모가지, 이 놈, 지껄이지 마라’ 등이 나오며, <춘향전>에서도 ‘귓구멍, 어미, 아이놈, 아이년, 요년, 그 자식(그 사람), 주저넘의 아들놈, (어떤)시럽의 아들놈’ 등과 같은 어휘를 쓰고 있다. 신소설(新小說)에서 몇 예를 들면, ‘대가리, 아이녀석, (요악한)년, 뒈지다’ 등이 있다.

현대국어에서 쓰이는 것으로는, ‘머리 : 대갈(대갈통), 얼굴 : 상판대기, 입 : 아가리(주둥아리), 눈 : 눈깔, 배 : 배때기, 목 : 목아지’ 등 인체에 관한 것과 ‘아버지 : 아비(애비, 아범), 어머니 : 어미(에미)’ 등 가족호칭에 관한 것이 있고, ‘먹는다 : 처먹는다, (입)닫아라 : (아가리) 닥쳐라, 죽는다 : 뒈진다, (아이를)낳는다 : 깔긴다’ 등이 있다.

8·15광복 후의 혼란기와 6·25 전란기 이후 국어의 일부 어휘 가운데에는 비어로 발달한 것들이 있어서, 혈기가 왕성한 학생·군인·청소년(특히 불량성을 띤 젊은이)들이 즐겨 쓰고 있다.

‘바보 : 쪼다, 아버지 : 깨비(꼰상, 꼰대), (여자)애인 : 깔치, 증명서 : 찡, 웃는다 : 쪼갠다, 거짓말(하다) : 구라(깐다)·후라이(깐다)·공갈(친다), 이야기한다 : 이빨깐다, 체면 깎기다 : 쪽 팔리다, 달아나다 : 토기다, 고생하다 : 피보다, 아부하다 : 따리붙이다, 뇌물을 주다 : 기름치다’ 등이 그 예이다.

이 밖에도 거칠어진 사회상을 반영하여, ‘썅, 썅년, 개새끼, 이 짜식, 왜 핏대야?’ 등 험악한 욕설도 발달되어, 일상용어로 널리 쓰이어왔다. 특히 최근 들어 젊은이들 사이에 ‘뭉개, 밟아, 부셔, 빠개, 코피로 세수시켜, 손좀 봐, 터져야 알간’ 등 아주 험악한 비어들이 쓰이는 언어의 폭력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람은 언어에 의하여 행동한다고 볼 때 이러한 비어의 사용은 인간의 원만한 관계를 해치며 정서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된다.

참고문헌

『무형의 증인』(강신항, 정화출판문화사, 1979)
『은어 비속어 직업어』(김종훈 외, 집문당, 1985)
「학생사회에서 사용되는 비어(은어)」(최학근, 『관악어문연구』2, 1977)
집필자
강신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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