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5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현대시학≫에 연재되었을 뿐, 단행본으로 출간되지는 않았다. 이 시편들을 시집으로 묶었다면, 제7시집에 해당된다. 시집 간행의 순서에 따라 편성된 시전집에서는 제6시집 ≪어머니≫와 제8시집 ≪무순 無順≫사이에다 배열하고 있다.
<간밤의 페가사스>·<회수 回首>·<양극 兩極>·<노대(露臺)에서>·<잠결에>·<어제의 바람>·<강변사로 江邊四路>·<사력질>·<돌>·<평일시초>·<소묘 素描>·<자갈돌>·<눈썹>·<한방울의 물>·<볼일 없이> 등 46편의 시로 편성되어 있다. 이들 중 <사력질>·<평일시초>·<소묘>·<눈썹>·<돌> 등은 여러 편으로 구성된 연작시이다.
특히 시집의 제목으로 된 <사력질>은 15편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는 바, <하나>·<얼굴>·<액 額>·<시간>·<시간>·<봄>·<몬스테리아>·<맨발>·<수국색 水菊色>·<회색(灰色)의 새>·<오늘>·<귤 橘>·<자갈빛>·<여행중>·<순색영원 純色永遠>·<잠간> 등과 같다. 수록한 시편들은 대부분 ‘사력질’, 곧 ‘자갈돌’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들로 편성되어 있다.
여기서 ‘돌’의 이미지는 ‘자수정(紫水晶)의 환상(幻想)’이며 ‘강 건너 돌’의 세계를 지향한다고 한 이승훈(李昇薰)의 말과도 같이 박목월이 제5시집 ≪경상도(慶尙道)의 가랑잎≫에서 강 건너 저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었다면, <사력질>에서는 “장갑을 벗으며/강 건너 돌을 생각한다”와 같이 강 건너에 존재하는 돌을 생각하고 있다.
요컨대 세계의 본질을 하나의 버려진 자갈돌에서 읽고, 시적 자아가 돌의 세계로 들어갈 때, 자아와 세계의 갈등(葛藤)이 해소되고 새로운 화해(和解)가 형성된다는 것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