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아래」는 박목월 · 조지훈 · 박두진 3인의 공동 시집인 『청록집』(을유문화사, 1946)에 실렸다가, 박두진 시인의 첫 개인 시집인 『해』(청만사, 1949)에 다시 수록되었다.
시는 모두 5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연은 행갈이를 하지 않은 산문시 형식으로 되어 있다.
1연에는 정황이 제시되어 있다. 도입부에서 화자는 이전에 화자와 같은 공동체에 속했던 대상인 ‘너’를 부르고 있다. 특히, “어서 너는 내게로 오너라”라는 문장은 같은 『청록집』에 실린 시인 「어서 너는 오너라」를 떠올리게 한다. 이 시 역시 같은 공동체에 속했으나 지금은 없는 ‘너’를 부르고 있다는 점에서 「푸른 하늘 아래」와 공통점을 지닌다. 차이가 있다면 「어서 너는 오너라」에서 현실은 갈등과 반목과 곤경이 해소된 것으로 제시되어 있는 반면, 「푸른 하늘 아래」에서 화자가 ‘너’를 간절하게 부르고 있는 현장은 이웃들이 모두 떠나고 폐허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2연에는 ‘이곳’이 “이리”끼리 “서로 죽이며 자꾸 서로 죽는” 갈등과 반목이 극대화된 곳으로 제시되어 있다. ‘이곳’의 상황이 암울할수록 ‘너’를 부르는 목소리는 더욱 간절해진다.
3연에는 2연에 제시된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남아 있다는 기대가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하늘엔 별―별들이 남아 있다”라는 구절은 이를 보여 준다. 나아가 3연에는 화자가 ‘나’를 그토록 간절히 부르는 까닭이 제시되어 있다. 이는 다시 “씨앗을 뿌리”고 “다시 푸른 산을 이루며”, “붉은 꽃밭을 이루기” 위해서다. 즉, 폐허가 된 ‘이곳’의 복원과 재생을 위해서 화자는 ‘너’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4연에는 재생과 복원의 과정이 명시되어 있다. 구체적인 하나하나의 노력들이 모여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굴 수 있다는 바람이 제시되어 있다.
5연에는 폐허 위에 ‘너’와 함께 씨를 뿌리고 꽃을 피우며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구어서 맞이할 미래에 대한 벅찬 기대가 표현되어 있다.
「푸른 하늘 아래」는 부정적인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할 단초를 마련하여, 폐허를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일구어서 맞이할 미래에 대한 벅찬 기대를 담고 있다. 특히 극적인 반전의 구조를 담고 있어 폐허로서의 현실과 꽃이 만발한 동산으로서의 미래가 선명히 대비되며, 부정적인 현실 속에서도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시는 1930년대 후반으로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엄혹한 현실 속에서 현실의 고난을 직시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 화자를 통해 훼손된 공동체적 삶의 복원을 장엄한 비전으로 보여 주고 있다는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