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진(吳泳鎭)이 지은 쓴 희곡. 1949년 5월 극단 신협(新協)에 의하여 공연되었다. 3막 4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이중생이라는 친일파(親日派) 사업가의 행적을 그린 사회극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악질적으로 친일을 해오다 광복 직후의 혼란을 틈타 거부가 된 전형적인 친일사업가이다. 그러다가 사기·배임·횡령·공문서위조 및 탈세혐의로 입건이 되자, 재산몰수를 면하기 위하여 그의 고문변호사가 고안해낸 방법인 가사(假死)의 계략으로 일단 위기를 넘긴다.
그러나 임시방편으로 사위에게 넘겨놓은 재산이 몰수 대신에 사회사업용으로 기부되어버려, 그에게는 몰수나 다름없는 결과가 되어버렸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진퇴양난에 빠진 이중생은 결국 자살로써 생을 끝내고 만다.
1949년 당시의 친일파 경제사범을 소재로 하였다는 의미에서 시사성이 짙은 사회풍자극으로 성공한 작품이며, 작가 오영진이 평생토록 지니고 있었던 반일(反日)과 인간의 허욕에 대한 통렬한 고발정신이 담겨 있다.
거기에다 일제에 잡혀갔다 돌아온 아들 하식(夏植)을 통한 공산주의 침략에 대한 경고도 깔려 있어, 반공·반일 정신 및 반민족적 행위에 대한 작가의 분노가 노출되기 시작한 작품이다.
그리고 뛰어난 희극작가로서의 오영진이 전작(前作) <맹진사댁경사 孟進士宅慶事>에서는 민담 <뱀서방>에서 그 연극적 모티프를 얻어왔듯이, 여기서는 죽음을 가장하는 모티프를 영남지방의 <방학중>민담에서 얻어왔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