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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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개념
연극에 관련된 여러 요소 · 행위 · 현상을 학문적 · 기술적 대상으로 연구하는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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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연극에 관련된 여러 요소 · 행위 · 현상을 학문적 · 기술적 대상으로 연구하는 학문.
내용

연극학이란 학문으로서 체계가 서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엄밀하게 정의하기는 어렵고 그 대상법위를 획정(劃定)하는 데도 여러 가지 문제가 따른다.

예를들면 희곡(극문학), 공연(연출 · 연기 · 무대), 관객(나아가 연극의 사회적 기능), 연극과 인접예술과의 상호관계, 연극현상의 인문 · 사회과학적 규명, 역사적(연극사) · 지역적(비교연극) 고찰 등이 포함된다.

특히 우리 나라 연극과 관련하여서는 앞으로의 학문적 과제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여기서는 주로 연극사의 성립에 따른 그간의 연구업적과 기술의 문제, 거기서 발생한 여러 논의를 요약하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전망을 약술하고자 한다.

우리 나라 연극에 관한 통사적 연구는 1939년에 발간된 김재철(金在喆)의 『조선연극사(朝鮮演劇史)』가 그 효시이다. 가면극 · 인형극 · 구극(舊劇)과 신극의 3부로 분류하여 한국연극의 기원에서부터 1930년대 신극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개관을 시도한 저술로서 개척적 의미를 가진다.

이와 같은 사적(史的) 구성의 틀은 한 세대 이후 이두현(李杜鉉)이 저술한 『한국연극사(韓國演劇史)』(1973)에서도 준용되고 있어, 우리 나라 연극의 흐름을 개관하는 표준방식이 되고 있다.

다만, 후자는 그간의 학문적 연구성과를 망라하여 시대적 구분(고대 · 중세 · 근세 · 가면극 · 인형극 · 현대연극)이 더욱 세밀하게 되어 있고 내용에 충실을 기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두현의 『한국가면극(韓國假面劇)』(1969)과 『한국신극사연구(韓國新劇史硏究)』(1966)는 전통과 현대를 양분하여 연극사 연구를 본격화시키는데 크게 공헌한 바 있다. 전자는 현존하는 가면극(또는 탈춤)의 실증적 현장조사 연구에 치중하였고, 후자 또한 객관적 사적 기술의 면이 강한 것이 특색이다.

따라서, 우리 나라 연극의 큰 줄기를 통관하는 데 필요한 각종 특질의 고찰, 시대적 · 사회적 여건과 연극의 관계, 각 연극형태의 생성발전, 인접학문 · 예술분야와의 유기적 연관 등의 규명하는데 까지는 이르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연극사 정립에 있어서는 연극사의 성립자체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한 학자 및 저술로는 송석하(宋錫夏)의 『한국민속고(韓國民俗考)』가 있고, 더욱이 민속 · 무속(巫俗) · 서사문학(敍事文學) · 음악 · 무용 등과 그 한계를 긋기 어려운 것이 전통연극의 실상인만큼 한국연극 연구에는 쟁점이 따르기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문헌사료의 영세함은 물론이고, 연희(演戱) 형태의 소멸 · 변형 등으로 해서 이 방면의 연구는 도처에서 ‘증빙의 결락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그 대표적 경우로서 산대도감극(山臺都監劇)의 형성에 관한 논의를 들 수 있는데, 여기에는 기악설(伎樂說) · 산대희설(山臺戱說) · 농경의식설(農耕儀式說) 등이 이혜구(李惠求) · 양재연(梁在淵) · 김동욱(金東旭) · 조동일(趙東一) 등에 의하여 제기되었다.

그리고 판소리의 장르 문제를 둘러싸고 그것이 소리(음악)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전제 아래 연극 또는 독자적 장르로 보는 견해(이두현 · 강한영)와 서사문학이라는 견해(김동욱 · 이능우 · 조동일)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판소리 발생에 있어 광대소학지희(廣大笑謔之戱)의 영향(김동욱)이나 무가(巫歌)의 영향(이혜구·서대석) 등 여러 발생설은 이 분야의 연구가 미개척임을 시사한다.

그리고 우리 나라 전통연극의 근간을 이루는 가면극 및 인형극의 연구는 발생론 · 형태론은 물론, 그것과 관련되어 사회발전과 민중의식 양태와의 관계 규명도 주목되는 과제의 하나이다. 여기에는 민속학, 무속연구, 조선후기 사회사 등과의 공동연구 노력도 요청된다.

이미 발표된 업적 가운데는 전술한 이두현의 『한국가면극』이 선구적 업적이고, 탈춤의 형태(갈등구조)를 민중의식과 결부시켜 보려는 조동일(趙東一)의 『탈춤의 역사와 원리』(1979)가 돋보인다. 그리고 서연호(徐淵昊)의 『한국가면극의 현장 전승연구』(전5권, 1987-1991)는 간결하고 요령있는 서술로해서 한국의 탈놀이를 이해하는데 적격이다.

지난 30년간의 가면극에 대한 관심은 많은 대사 채록의 성과를 낳았다. 임석재(任晳宰) · 이두현 · 최상수(崔常壽) · 강용권(康龍權) · 정상박(鄭尙朴) · 심우성(沈雨晟, 특히 인형극) 등의 업적이 주목을 끈다.

1990년대에 와서 이두현은 각종 한국 가면극을 총망라해서 주로 자신이 채록한 대본을 모아 자세한 주석을 담아 『주석본 한국가면극선』(1997)을 한권으로 내놓았다. 가면극연구에 바친 오랜 세월의 소산이다.

최상수의 『해서가면극의 연구』(1966)는 황해도 탈춤에 관한 실증적 연구로서 효시를 이룬다. 이밖에 한국연극사 연구의 선구자로서 장한기(張漢基)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그의 저서로서는 『한국연극사』(1986)가 있다.

우리 나라 연극이 전통과 현대로 양분되어 두 개의 독립된 연극을 형성하고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전통과 현대 사이의 단절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연극은 전통극과 관계없는 지점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통례이다.

연구자나 연구대상이 전통극 분야에 못지않게 활발하나, 우리의 이 시대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일차적 자료 · 문헌의 일실(逸失), 특히 광복 후의 남북분단과 6·25동란으로 인한 연극 현장의 증인 및 관련자료의 소멸 등으로 해서 연구에 많은 곤란이 수반된다.

예컨대, 신연극의 기점인 원각사(圓覺社)의 활동시기 및 그 성격 규정에서부터 의견이 갈라지는 상태이다. 초기 신파극의 도입 및 형성과정, 토월회(土月會) 이후 극예술연구회의 활동에 이르는 광복 전의 신극운동의 일반적 성격에 관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나, 연극운동의 외모뿐만 아니라 그 의식의 내면, 시대적 상황과 극작가와의 관계, 외래연극(특히 근대 리얼리즘연극)의 수용과정, 관객의 문제 등 형태론, 연극의 사회학, 비교연극학적 고찰, 그밖의 다각적 연구 접근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와 있다.

한국 근 · 현대 연극에 관한 저작으로서는 선배세대에 속하는 박진(朴珍)과 서항석(徐恒錫)에 의한 연극사 관계 논문이 있어 (『예술원논문집』 15,16호) 참고가 된다.

그러나 본격적 연구성과로서는 이두현의 논저(1966)를 필두로 뒤를 이어서 유민영의 『한국현대희곡사』(1982)와 서연호(徐淵昊)의 『한국근대희곡사연구』(1982)가 간행되었다.

『한국극장사』(1982) · 『개화기연극사회사』(1987) · 『우리시대연극운동사』(1989) 등 한국근대연극의 기원론, 연극운동, 신파극 대중악극등을 합친 포괄적 연극활동 등으로 연구범위를 확대시켜오던 유민영은 대저 『한국그대연극사』(1996)를 써서 개화기이후 일제말기까지의 한국근대연극을 총정리하였다. 한편 서연호는 『한국극대희곡사』(1994)를 통해서 그의 전작을 보완하여 1950년말까지의 한국 근대극의 흐름을 꼼꼼이 훑어보았다.

이들의 뒤를 이어 1990년대에 들어와 신진연구자들의 활동이 현저한데 그중 주목할만한 저서로서는 김방옥(金芳玉)의 『한국사실주의희곡연구』(1988), 이미원(李美媛)의 『한국근대극연구』(1994), 김미도(金美道)의 『한국근대극의 재조명』(1995), 양승국(梁承國)의 『한국근대연극비평사연구』(1996)등이 있다.

그중 김방옥은 한국신극의 사실주의 전통을 재평가해보려고 하였고, 이미원은 근대극 형성과정에서 프로연극 · 모더니즘 · 번역극 수용 · 민족극등 다양한 측면을 살펴보고자 노력하였으며, 김미도는 대중극 · 신극 · 프로연극등 3가지 유형으로 1930년대 연극을 집중고찰했다.

그리고 양승국은 1920∼1930년대의 프로레타리아연극과 극예술연구회의 활동을 연극운동의 측면에서 고찰한 부분과 1910∼1940년대의 연극비평(이론)을 정리한 부분으로 나뉘어 고찰함으로서 자료섭렵의 노력이 돋보인다.

연구대상과 방법에 있어 문헌자료, 현장조사, 인접학문 · 예술분야와의 관련 등(특히 전통연극) 광범위하고, 희극 · 연출 · 무대 · 극장 · 관객 등 극예술 전반(특히 현대극)에 다각도로 걸쳐야 하기 때문에 괄목할만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구나 1980년대에 들어와 연극을 보다 포괄적인 시각에서 동태적(動態的)으로 다루려 하는 움직임이 대두되고 있으며 1990년대에 들어와서 마당극이나 연극과 놀이 및 제의(祭儀)와의 관계, 나아가 총체예술(總體藝術)로서의 연극의 개념 정립 등에 젊은 연구자를 중심으로 의욕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연구자의 제한, 연구기관의 영세성이 학문적 연구의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학회로서는 한국연극학회 등이 있으며, 대학의 일부 어문학과(특히 국문학과) 및 연극학과가 중심이 되어 연극학 정립의 기틀을 잡는데 기여하고 있다.

한국연극학회는 『한국연극학』을 간행하고 있으며 중앙대 · 동국대 등의 연극학과에서도 학보를 발간하고 있다.

집필자
여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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