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범종 ( )

고창 선운사 범종
고창 선운사 범종
공예
유물
문화재
1818년(순조 18)에 주종장 권동삼(權東三)이 제작한 동종.
정의
1818년(순조 18)에 주종장 권동삼(權東三)이 제작한 동종.
개설

1973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현재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도솔산에 위치한 선운사 천왕문에 봉안되어 있는 동종이다. 종신에 “무주현 선운사 대종 중650근 가경 23년 무인 9월 일 개주 대구 도편수 영남 권동삼 부 이명환(茂長縣 禪雲寺 大鍾 重六百五十斤 嘉慶二十三年 戊寅九月日 改鑄 大丘都片手 嶺南 權東三 副 李命還)”이라는 내용의 주종기(鑄鍾記)가 있어, 1818년 9월 무자현(현재 전라북도 고창군) 선운사에서 사용하기 위해 대구 출신 수장(首匠) 권동삼이 보조 장인 이명환(李命還)과 함께 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

내용

선운사범종은 전체 높이가 124㎝이고, 입지름이 93㎝로, 19세기 전반에 제작된 동종 중에서는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이다. 전체적으로 옅은 청색을 띠고 있어 크기에 비해 가벼운 느낌을 준다. 종의 형태는 천판(天板)에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내려와 종구가 바깥으로 벌어지는 모양을 보인다. 낮지만 둥근 천판 위에는 음통(音筒)을 갖추지 않고 두 마리 용이 등을 맞댄 모습으로 종뉴(鍾鈕)를 표현하였는데, 용은 몸체와 다리는 없고 머리뿐이다. 종신을 장식한 도안도 매우 간략한 구성을 보인다. 횡선(橫線)을 이용하여 종신을 크게 세 부분으로 구획하고 상단에만 문양을 장식하였다. 천판 아래에는 원권(圓圈) 안에 ‘옴’자 범자(梵字) 8개를 부조하였다. 그 바로 밑에는 얕은 당초문 띠에 9개의 만개한 연꽃을 장식한 사다리꼴 연곽(蓮廓) 4개를 배치하였으며, 연곽 사이사이에는 두 손을 합장한 보살 입상이 장식되어 있다. 선운사범종은 종뉴, 보살 입상, 당초문 등이 간략하게 표현되어 도식화가 진행된 시대적 경향을 보여 준다.

특징

선운사범종을 제작한 권동삼은 18세기 후반~19세기 중반에 활발한 활동을 펼친 일반인[사장(私匠)] 출신 주종장이다. 그는 자신이 제작한 작품에 ‘대구 편수’라고 하여, 경상도 대구 출신임을 밝혀 놓았다.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권동삼은 무주 안국사동종(1788년)을 시작으로 안동 봉서사금고(1822년 추정)까지 약 34년 동안 동종 4점과 금고 2점을 제작하였다.

권동삼이 만든 동종들은 대체로 쌍룡의 종뉴를 갖추고, 낮지만 둥근 천판과 종구가 벌어지는 종형을 보이며, 종신을 횡선으로 구획하고 상단에만 원권의 범자, 사각형의 연곽, 보살 입상 등을 장식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는 주로 50~80㎝ 크기의 동종을 단독으로 제작하였는데, 100㎝가 넘는 대형 작품의 경우에는 다른 유파의 주종장과 일시적으로 공동 작업을 하기도 하였다.

권동삼의 작품 양식은 순천 선암사동종(1803년)을 만든 권중삼(權重三)과 안동 봉정사동종(1813년)을 제작한 권중록(權重祿)에게 계승된 것으로 보인다. 권동삼·권중삼·권중록 등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모두 돌림자를 쓰고 있고, 권중록도 자신의 이름 앞에 ‘대구 편수’라고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가계에 속한 주종장으로 볼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선운사범종은 19세기 전반에 제작되는 동종 가운데 크기가 큰 편이며, 주조 상태도 전반적으로 양호하다. 특히, 18세기 후반~19세기 중반에 경상도를 중심으로 활동한 대표적 주종장인 권동삼의 작품 양식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 주종기를 통해 정확한 제작 연대와 후원 계층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 시기 동종의 일반적인 양식과 사장의 계보 및 활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학술적인 가치가 높다.

참고문헌

『조선 후기 승장 인명사전: 공예와 전적』(안귀숙·최선일, 양사재, 2009)
「조선 후기 범종과 주종장 연구」(김수현, 홍익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8)
「조선 후기 주종장 사인비구에 관한 연구」(안귀숙, 『불교미술』 9, 동국대학교 박물관, 1988)
집필자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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