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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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락
개념
수도재배지역에서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조직한 계. 수리공동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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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수도재배지역에서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조직한 계. 수리공동조직.
내용

원래 우리 나라 농촌에는 몽리자(蒙利者:관개의 혜택을 받는 사람) 집단에 의하여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소규모의 수리집단인 보계(洑契)가 있었다. 수도재배를 위주로 하는 우리 나라 농촌에 있어서 물은 절대불가결의 조건이다.

개개의 농가가 개별적으로 저수지나 보를 축조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대체로 한 마을 또는 몇 개 마을의 농민집단에 의하여 공동으로 축조되었다. 또한 공동으로 관리, 이용된다. 수리공동조직은 수도재배가 전국토로 확산되는 삼국시대부터 발생하고 있었다. 특히 이앙식(移秧式) 수도재배가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조선시대에 이르러 대규모의 수리사업이 행해지고, 이에 따라 수리공동조직도 크게 발전하게 되었다.

수리공동조직은 일시적으로 조직되었다가 소멸해 버리는 이익집단과 달리, 용수의 확보라는 공동의 목적을 위한 영속적인 상호결속 아래 운영되기 때문에 촌락주민들간의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또한 몇 개의 마을이 하나의 수리공동조직을 형성하였을 경우에는, 농민들의 연대(連帶)가 한 촌락을 넘어서는 지역에까지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수리계의 운영과 조직은 토지개량조합에서 수리시설을 관리하는 경우와 촌락민이 과거부터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경우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 그 수원이 저수지냐, 하천을 막아 이용하는 보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며, 몽리지역이 한 마을 또는 몇 개 마을에 걸쳐 있는 경우와 면·군 등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있는 경우에 따라서도 다르다.

수리계의 성원은 해당 수리시설의 물로 논농사를 짓는 농가에 한정된다. 만약 몽리지역과 인접한 논이 몽리지역으로 편입되기를 희망할 때는, 일반적으로 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대개 일정한 가입금을 수리집단에 납부할 것이 요구된다. 수리계에는 효과적인 운영을 위하여 임원을 두며, 정기 또는 비정기적으로 집회를 개최한다. 예컨대 경상북도 경산군 남천면의 한 마을의 경우 도감(都監:수리계장)·감고(監考)·이사를 두고 있으며, 매년 첫 역사(役事) 때와 하지 무렵에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일반적으로 임원은 총회의 의결을 통하여 마을유지들 중에서 선출된다. 도감 또는 수리계장은 몽리주민의 대표자로서 수리계의 운영전반에 걸친 책임을 지고 있고, 감고는 대표자의 보조자로 그의 지시를 받아 시설의 관리 및 배수를 전담하는 소임을 담당한다. 수리계의 정기총회는 매년 모내기 이전에 수리시설을 보수할 시기에 맞추어 개최되며, 여기에서 임원선출, 토지소유자의 이동에 대한 공시, 수리시설 보수의 역사에 불참한 자에 대한 제재, 임원의 보수지급문제, 수리시설의 보수와 개축문제 등을 토의한다.

모심기 전후에 또 한 차례의 총회를 열어, 저수지의 경우 수문을 여는 시기와 분수방법(分水方法) 등을 토의하기도 한다. 수리계의 성원들은 수리시설을 공유하고, 임원에 대한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가지는 반면, 수리시설의 유지와 관리를 위하여 부역과 수세납부의 의무를 지고 있다. 즉, 수리시설의 증축이나 개축 및 보수공사를 행할 때 모든 성원들은 일정한 노동력을 제공하여야 한다.

만약 부역에 불참하거나 작업량을 다하지 못하면 벌과금 부과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 또한 주민들에 의해서 자치적으로 운영되는 수리계에서는 수리시설의 유지와 관리를 위한 비용을 몽리자들이 부담하게 되어 있다. 정기적인 수세에는 임원의 보수를 위한 모곡(募穀)이 있고, 부정기적인 수세에는 분수금(分水金)과 수리시설의 증축이나 개축 비용을 몽리자 개개인이 소유하는 논의 면적이나 위치 등에 따라 차등을 두어 내는 것 등이 있다.

이와 같이 수리계의 조직과 운영에는 몽리자들간의 평등원리에 기초한 공동체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가입자의 자격을 규정하는 입회절차가 있고, 투수(投水:盜水) 등 규약을 위반한 자에 대한 제재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상례이다.

참고문헌

『한국민속대관 Ⅰ』(김택규, 아세아문화사, 1980)
『한국농촌사회연구』(최재석, 현암사, 1981)
「농촌수리관행에 관한 연구」(배병주, 『인류학연구」 3,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연구회, 1986)
「청제연구(菁堤硏究)」(권병탁, 『民族文化硏究』 5,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85)
집필자
김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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