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곡으로 제6변(第六變)이다. 노랫말은 3언 12구의 한시로 대마도(對馬島)의 왜인이 우리의 은덕을 저버리고 변방을 소란하게 하므로 세종이 이를 정벌할 것을 명령한 일을 노래한 것이다. 남려궁계면조(南呂宮界面調)의 5음음계이다.
박(拍)은 다시 1회마다 한 번씩 들어가고 악보로는 1행에 한 번씩 나온다. 즉 12박 12행(行)으로 되어 있다. 정대업지악 중 제6변은 「진요(震耀)」와 「숙제」로 되어 있는데 이들을 비교하여보면, 「진요」다음에 「숙제」가 나오고 있으며, 「진요」는 박이 악보 2행에 한 번씩 들어가고, 「숙제」에서는 악보 1행에 한번씩 들어간다.
이 점을 보면 「숙제」가 「진요」보다 빠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예는 제5변의 「정세(靖世)」와 「화태(和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장구형은 「탁령(濯靈)」과「정세」·「신정(神定)」과 같다. 「신정」·「정세」와 비교하여보면, 「정세」처럼 3언 1구 끝까지 붙은 두 음이 동일음이 아니고, 「신정」과 같이 그 두 음이 각각 다르다.
다만 제1행과 제11행에서만 끝의 두 음이 같다. 또한 음정의 비약이 없는 점에서는 「탁령」과 같으나 「신정」과는 다르다. 또한 종지형도 「탁령」·「신정」·「정세」와 같이 태주(太)·황중(黃)·남려(南)로 완전종지를 하고 있다.
세조 때 종묘제례악으로 채택되지 못하였고, 다만 세종 때의 「순응(順應)」을 축소한 세조 때의 「혁정(赫整)」의 음악에다 「진요」와「숙제」의 노랫말만 따다 썼을 뿐이다. 「숙제」의 악보는 『세종실록』악보에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