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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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 세계를 관장하는 10대 시왕들의 재판 광경 및 지옥에서 고통받는 망자(亡者)들을 묘사한 조선 전기의 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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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저승 세계를 관장하는 10대 시왕들의 재판 광경 및 지옥에서 고통받는 망자(亡者)들을 묘사한 조선 전기의 불화.
내용

비단 바탕에 채색. 10폭 중 2폭. 동아대학교 박물관 소장. 인물의 표현이라든가, 필선 · 색채 등의 양식적 특징으로 보아 조선조 전기에 제작된 작품으로 추정된다. 화면의 4분의 3 가량에 걸쳐 시왕의 재판 광경이 묘사되어 있다. 나머지 4분의 1 가량은 죽은 사람의 죄의 양과 질에 따라 지옥에서 고통받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시왕들은 양쪽으로 드리운 휘장을 배경으로 책상을 앞에 놓고 앉아 있다. 책상 위에는 붓과 벼루 및 죄인들의 죄상을 적은 두루마리가 놓여 있다. 홀(笏)을 들거나 손을 모으고 비스듬히 아래쪽의 지옥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는 시왕들의 삼각형에 가까운 신체는 마치 고대 인물화법을 연상시킨다. 약간 치켜 올라간 듯한 눈썹, 사실적으로 표현된 눈동자, 굳게 다문 입, 표정 없는 얼굴 등은 지옥의 재판관으로서의 위엄을 한껏 나타내고 있으면서도 온화한 느낌을 준다.

이들 시왕 옆에는 망자들의 죄상을 보고하고 있는 2명의 재판관과 두 동자가 시립하여 있다. 그런데 이 두 동자는 사람과 함께 태어나 항상 그 사람의 양쪽 어깨 위에 있으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선악의 행위를 기록하여 죽은 뒤 염라대왕에게 아뢴다는 구생신(俱生神 :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양 어깨 위에 있어 그 사람의 선악을 기록한다고 하는 남녀의 두 신)으로 생각된다. 이들의 이마가 고려 · 조선조 지장보살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난히 각진 이마와 비슷한 점이 흥미롭다.

재판관은 작달막한 체구에 비하여 큰 얼굴 등 약간 불균형한 신체 표현을 보여 준다. 그리고 자세하고 섬세한 얼굴 묘사에 비하여 옷주름은 단지 몇 개의 선으로 극히 간단하게 처리한 것이 조선 초기의 초상화 기법을 연상시킨다. 옷주름에서는 곳곳에 형식화된 점이 많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음영 있는 설채법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그림의 아랫부분은 무시무시한 지옥의 광경을 묘사하고 있다. 뱀과 독수리에게 고통당하는 모습, 거꾸로 매달고 치는 모습, 압사당하는 장면, 송곳으로 찌르는 장면, 업경대(業鏡臺)에 자신의 죄상을 비추어 보는 장면, 저울에 죄를 다는 장면 그리고 6도(六道 : 天 · 人 · 阿修羅 · 畜生 · 餓鬼 · 地獄)에 각각 태어나는 장면 등이 사실주의적 수법으로 그려져 있다.

옥졸이 망치를 들고 관에서 죽은 사람을 꺼내는 지옥의 장면을 그린 '제1 진광대왕도(秦廣大王圖)'와 죄인의 배꼽에서 창자를 끄집어내는 지옥의 장면을 그린 '제2 초강대왕도(初江大王圖)' 등 2점이다. 화면 향우측 상단 방제란(傍題欄)에 시왕의 존명이 있어 시왕의 이름을 알 수 있고, 하단에는 지옥 장면을 설명한 방제란이 있어 그림의 내용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색채는 붉은색과 녹색이 주로 사용되었다. 부드럽고 은은하여 조선조 전기의 색감을 느끼게 해 준다. 또 필선은 단순하면서도 비교적 유려한 편으로 불필요한 선은 거의 생략되었다.

이 불화는 단순한 필선의 구사, 부드럽고 온화한 색채, 약간 괴체화된 듯한 신체, 비교적 간단한 구성 등 조선 전기 불화의 양식적 특징을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많이 제작되던 육신충파(陸信忠派)의 시왕도와는 달리 독특한 한국적인 도상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조선시대 지장시왕도 연구』(김정희, 일지사, 1996)
『한국의 미 16-조선불화-』(문명대 감수, 중앙일보사, 1984)
「조선시대 시왕도 연구」(안귀숙. 김정희, , 『朝鮮朝 佛畵의 硏究 2: 地獄系 佛畵』,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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