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총 288쪽. 1982년 일조각(一潮閣)에서 간행하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신라 국가의 태동기에 해당되는 이른바 사로육촌시대(斯盧六村時代)로부터 사로국이 형성되어 진한(辰韓) 소국들을 정복, 신라로 비약하게 되기까지의 오랜 기간에 걸친 정치적 성장 및 지배 세력의 형성 과정, 그리고 사로국 이후의 중앙의 정치 조직과 지방 통치 조직의 편성을 일관성 있게 논하였다.
저자에 따르면, 사로국 형성 이전은 추장이 다스리던 촌락 사회 단계인데, 이는 고고학적으로 볼 때 고인돌[支石墓]을 무덤으로 축조하던 시대에 해당하며, 그 형성 시기는 기원전 7세기경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사로국의 모체가 된 여섯 촌락은 현재의 경주시 중심부 전역에 해당하는 넓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었으며, 이 여섯 촌락은 고조선이 멸망하던 기원전 2세기 말경에 하나의 정치 집단을 이루었는데 그것이 바로 사로국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사로국은 아직 소국 단계일 뿐 뒷날의 신라와 같이 논할 수는 없다고 한다. 사로국은 기원전 1세기 후반경에 오늘날 경상북도 일대의 여러 소국들과 연맹체를 형성하면서 차차 두각을 나타냈으며, 1세기 후반경부터 대략 3세기 후반에 걸쳐 주변의 소국들을 모두 정복해 신라 국가로서 대두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신라 사회의 대본(大本)이 된 골품제의 기원을 이와 같은 국가 형성 과정 속에서 추구했고, 또 남당(南堂)의 설치에 이르기까지 중앙의 정치 조직 발달 과정을 몇 단계로 나누어 파악하였다. 지방 통치 조직 역시 이와 같은 국가 형성 과정 속에서 추구하였다.
종래 사료적인 신빙성 문제로 논란이 많던 내물왕 이전의 『삼국사기(三國史記)』 신라본기 기사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고고학적 자료와 더불어 국가 형성 과정에 대한 서비스(Service, E. R.) 등의 인류학 이론을 대담하게 수용해, 신라 국가 형성 과정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한 것이 이 책의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이른바 고인돌 사회를 둘러싼 평가상의 차이라든지, 서비스 등 신진화주의 인류학자들의 작업 가설이 내포하는 기본적인 문제점들은 이 책의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