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210㎝, 가로 235㎝. 1868년 흥국사 감로왕도에서 비롯된 19세기 중엽 경기 지역 감로왕도와 같은 도상에 의해 제작되었지만 채색법이라든가 인물 표현에서 시대적 차이를 엿보게 한다.
상단에는 7여래가 합장을 한 채 정면을 향하여 나란히 서 있다. 좌·우측에서 아미타삼존 일행과 지장삼존 및 인로왕보살 일행이 구름을 타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내영하는 모습이 묘사되었다. 7여래 아래로는 삼신불번(三身佛幡)을 늘어뜨린 제단 위에 공양물이 차려져 있다. 제단 좌우에는 모란꽃과 매화나무로 제단을 장식하였다.
보통 제단은 단일색으로 칠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기에서는 목리문(木理文)을 표현하여 사실적인 느낌을 준다. 제단의 주위에는 흰 천막을 치고 독경하는 스님들과 큰 북, 바라에 맞춰 승무를 추며 의식을 행하는 작법승들의 모습이 보인다.
제단 아래에는 재를 준비하기 위해 부지런히 공양구를 들고 제단을 향하여 나아가는 승려들의 모습이 표현되었다. 아귀는 중단과 조금 떨어져 아래쪽에 그려졌다. 구름에 둘러싸여 합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단의 장면은 청록 기법의 산악과 수목으로 장면을 구획한 후, 전쟁 장면, 지옥에서 죄인들이 형벌을 받는 장면, 한복 입은 남녀들이 춤을 추거나 싸우는 장면, 음식을 가득 차려 놓고 무당이 굿하는 장면, 대장간에서 일하는 장면, 악사들의 반주에 맞춰 광대가 거꾸로 서는 묘기를 부리는 장면 등 다양한 모습들을 그려 넣었다.
이 작품은 도상적으로는 19세기 중엽의 도상을 그대로 차용하였다. 하지만 화면 오른쪽 구석에 표현되던 소나무를 조금 앞쪽으로 당겨 묘사하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명도 높은 청색의 빈번한 사용이라든지 제단 바닥의 하늘색 표현 등 색채와 묘사력이 떨어지는 미숙한 인물 표현, 원근법이 무시된 제단 아래 계단의 표현 등에서 20세기 불화의 양식적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다.